효성 울산공장 사태는 전면 파업 8일째인 5일 경찰의 강제진압으로 일단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섰다.


하지만 경찰병력 투입을 놓고 재계가 "적법한 조치"라고 환영의 뜻을 나타낸데 반해 노동계는 전경련 규탄대회 및 9일 영남권노동자대회 등 즉각 강도높은 투쟁을 선언하고 나서 향후 상당한 파장이 일 전망이다.


특히 태광 고합 등 민노총 산하 화섬연맹과 현대자동차 등 울산지역 노조 등도 동조파업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새로운 변수로 떠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경찰은 노동계를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그동안 강제 진압을 자제해왔지만 불법행위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는데다 연대파업의 연결 고리를 끊는다는 차원에서 전격 작전을 벌인 것으로 풀이된다.


<>진압 작전 및 울산시 표정=경찰은 이날 오전 5시15분께 30개 중대 3천6백여명의 경찰력을 울산공장에 투입,철야농성 중이던 노조원 5백여명을 1시간여만에 완전 해산시켰다.


하지만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미리 회사를 빠져나간 상태여서 큰 충돌은 없었으며 경찰도 선봉소대를 제외한 나머지 경력은 비무장으로 진입해 무력충돌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찰은 이날 체포영장이 발부된 21명 중 국일선(34)화섬연맹 사무국장과 효성 노조원 등 6명을 검거했다.


그러나 최만식 효성 노조위원장 직무대행 등 7명은 공장내 높이 40m의 중압공정 탑 위에 올라가 계속 농성을 벌였다.


민주노총 산하 울산지역 단위사업장 노조원 1천여명은 공권력 투입 직후 효성공장과 울산시청앞 등 시내 곳곳에서 공권력 투입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들은 낮 12시께 울산시청앞에서 경찰과 대치하던중 전경을 향해 화염병을 던지고 쇠파이프를 휘두르기도 했다.


효성 울산공장측은 농성 조합원들이 해산됨에 따라 관리직 사원과 파업불참 근로자들을 출근시켜 조업재개 준비에 들어갔다.


회사측은 지난달 28일 전면 파업에 따른 생산라인 가동중단으로 지금까지 4백10억원의 매출 손실액이 발생했으며 복구에는 40억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민노총 총력 투쟁 선언=민노총은 경찰의 진압작전이 전개되자 성명을 발표,"경찰병력 투입은 사태해결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노사관계와 노정관계를 악화시킬 것"이라며 "김대중 정권 퇴진을 위해 모든 힘을 기울이겠다"고 선언했다.


민노총은 이와 함께 울산 현지에 임원을 급파,투쟁을 지휘하는 한편 오는 7일부터 매일 전경련 앞에서 강력한 규탄대회를 갖기로 했다.


또 9일에는 현지에서 대규모 영남노동자대회를 갖는 등 12일로 예정된 연대파업 때까지 열기를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한국노총도 24일 서울역에서 1만명이 참여하는 전국노동자 대회를 열 계획이다.


한편 공권력이 투입되면서 울산지역 노동자 및 다른 민노총 산하 노조의 움직임도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태광.고합 등 울산의 화섬업계 및 현대자동차 등 금속연맹 사업장 노조들은 경찰 진압에 항의,오는 12일로 예정된 총파업을 앞당겨 오는 7일부터 전면 또는 부분파업이나 잔업 거부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밖에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소속된 공공연맹을 비롯해 보건의료노조,금속노조,사무금융노조,화학노조 등이 전면적인 연대파업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경기침체로 인해 고용안정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과연 일선 단위노조에서 연대파업에 어느 정도 가세할 지는 불투명하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