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력은 가계(家系)에 어떤 질환이 있는가를 나타내는 병력(病歷)이다.

획기적인 유전검사가 나오기 전까지는 흔한 성인병의 유전적 요인을 결정하는데 가족력이 중요한 단서가 된다.

예컨대 이른 나이에 발생한 심장병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환자가 많이 있는 가족력이라면 인슐린 저항(인슐린이 제대로 분비돼도 세포가 인슐린에 저항해서 나타나는 각종 대사이상질환 유발)으로 이같은 성인병의 발생위험이 높은 집안이라고 볼수 있다.

따라서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멘델의 유전법칙에 따르면 유전성 질환은 셋으로 나뉜다.

우성유전은 부모중 한명이라도 질병이 있으면 질병이 유전되는 것이고,열성유전은 부모중 한쪽이라도 건강하면 반드시 질병이 유전되지는 않는 경우다.

성염색체유전은 어머니에서 아들로, 아버지에게서 딸로 유전되는 질환이다.

마판증후군 선천성대사이상질환 혈우병 등이 유전성 질환에 속한다.

이런 유전질환은 대개 하나의 유전자에 의해 명확하게 질병이 후손에게 유전되는지 여부를 가릴수 있다.

성인병이나 암 등은 한두개의 유전자에 의해 발병하는 경우가 드물며 후천적으로 절주와 금연, 규칙적인 생활 등으로 예방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가족력이 질병의 발병과 치료전망을 예측하는데 중요한 지표가 된다.

예컨대 인슐린 비의존성당뇨병의 경우 일란성 쌍둥이에서 발병 일치율은 50~90%나 되며 형제간에는 40%, 자녀에서는 30%에 달한다.

고혈압의 경우 부모가 모두 정상일 경우 위험이 4%이지만 한쪽 부모만 고혈압이 있으면 위험은 8~28%, 둘 다 고혈압이 있으면 25~45%로 증가한다.

이밖에 심장병 위암 유방암 직장암 등 많은 질환에서 가족력이 발병예측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김영식 < 울산대 서울중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