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1일 오전 경북 경주시 외동읍 모화리 영풍기계(대표 조부평) 회의실.

창립 13주년을 기념하는 조촐한 잔치가 벌어졌다.

경영진과 근로자들이 기사회생한 영풍기계의 끝없는 발전과 번영을 기원하며 제2의 노사대화합을 선언했다.

지난 87년 설립된 이 회사는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창업주가 방만한 투자를 하다 지난 95년 5월 부도위기에 휩싸였다.

당시 현대정공(현대모비스) 중국 칭다오 대표를 맡고 있던 조부평 현 사장과의 인연은 여기서 시작됐다.

조 사장은 부도 직전의 영풍기계를 인수,회생작업에 들어갔다.

모든 부실요인에 대해 현장사원들과 함께 문제점을 하나하나씩 풀어갔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IMF 위기로 물거품이 되어버렸고 또 다시 부도직전의 위기에 휘말렸다.

이번에는 근로자들이 보답했다.

회사측과 교섭없이 임금을 동결하고 상여금의 절반을 회사측에 반납했다.

회사는 창사 이후 가장 어려운 때를 겪으면서 굳건히 쌓여진 노사간 신뢰를 바탕으로 작업환경 개선과 철저한 품질관리,원가절감운동 등 생산성 향상을 위한 모든 노력을 경주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영풍기계는 무분규 무재해 사업장의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노사협의회에서 임금인상 6%의 무교섭 타결을 이끌어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