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창간 1백25주년을 맞는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일본에서 받는 평가를 설명하는데는 긴 표현이 필요치 않다.

독자와 국민들로부터의 신뢰와 지지가 거의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인터넷에서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고 방송 채널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난립해도 닛케이의 권위와 아성에는 흔들림이 없다.

발행부수가 지난해말 기준 3백5만6천8백45부를 기록한 닛케이는 세계 최대의 종합경제지이자 일본국민들에게는 살아 있는 교과서다.

아침 출근 길의 전차는 온통 닛케이로 뒤덮여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샐러리맨이건 학생이건,젊은 여사원이건 신문을 든 승객들의 손에는 십중팔구 닛케이가 꽃혀 있다.

옆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신문도 손바닥만한 크기로 몇 번씩 접어 읽는 일본인들이지만 닛케이를 향한 시선은 요지부동이다.

읽어 내려가는 지면도 다양하다.

환율, 증권, 산업, 정치, 국제, 소비 등 각양각색의 테마 기사를 한눈 한번 팔지 않고 열심히 읽어댄다.

닛케이를 읽지 않고는 나라 안팎의 경제흐름과 최신 뉴스를 제대로 알 수 없어 직장에서 "왕따"를 당하기 때문이다.

경제신문에 대한 독자들의 기대와 가야 할 미래상을 한눈에 보여주는 닛케이의 현주소와 권위는 물론 하루 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다.

1876년 "추가이물가신보"라는 이름으로 창간 깃발을 올린 이 신문은 근대국가 건설에 매진했던 메이지 유신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배경으로 경제보도와 지식의 보급,계몽에 앞장서 왔다.

태평양전쟁이 한창이던 1940년대에도 이 신문은 경제정보 전달을 중단한 법이 없었다.

패전 후인 1946년 오늘의 닛케이로 이름을 바꾼 이 신문은 이후 "중정공평"을 사시로 내걸었다.

그리고 부흥기에서 고도성장기를 거쳐 성숙 사회에 이르기까지 격동의 시대를 헤쳐 온 일본 경제의 선도역할을 해내면서 정확하고 신속,공정한 보도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때문에 정부정책 형성과 경제, 사회 및 일반 대중에 미치는 영향력도 최고수준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산업, 금융, 유통, 주간 영자신문등을 합쳐 모두 5개의 신문을 핵으로 방송, 전자미디어, 출판, 이벤트를 망라하는 종합미디어 그룹으로 우뚝 선 닛케이는 전체 기자수가 1천3백여명에 달하고 있으며 지구촌 곳곳에서 정보를 건져 올리는 특파원 수만도 70여명에 이르고 있다.

미국, 영국, 싱가포르, 홍콩 등 4개 외국 현지법인과 6개 해외 인쇄거점을 확보해 놓고 있는 이 신문은 2000년 한햇동안 2천5백62억엔의 매출을 올렸다.

니혼경제연구센터, 닛케이산업소비연구소, 니혼신용조사투자정보센터등 기사의 정확도와 깊이를 뒷받침해 주는 정상급 두뇌뱅크도 함께 거느리고 있는 이 신문은 오는 9월부터 중국 베이징대학에 "닛케이 경제매스컴론" 강좌를 개설한다.

경제기사 보도의 모델과 발전 경험을 21세기 만리장성 너머로도 전파해 주기 위한 것이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