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20세기 최고의 투자가''로 꼽히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더웨이 그룹 회장이 "정치자금 제도를 당장 개선하라"며 정치권에 따끔한 충고를 던지고 나섰다.

버핏 회장은 ABC방송의 일요 시사 대담 프로그램 ''이번주''에 출연,"재계 지도자들은 정치인들로부터 ''일종의 갈취''를 당하고 있다"고 폭로하고 "정치자금에 대한 새로운 제한으로 이러한 행위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당·애리조나)을 비롯한 여야의원들의 주도로 이번주부터 백악관과 의회가 정치자금 개선방안에 관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버핏 회장은 "우리는 지금 (정치)자금면에서 군비경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정치인들이 상품을 팔겠다고 제안하고 있으며 그 상품은 바로 (장소나 사람 등에 대한) 접근과 영향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당초 공화당원이었으나 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꾸고 지난해 대선에서 정치자금 개선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앨 고어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지난해 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뉴욕)을 비롯한 몇몇 상원의원 후보에게 각각 3백∼2천달러를 기부했다.

지난해 경제 전문지 포브스의 부호 랭킹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와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에 이어 3위에 오른 버핏은 "그것(정치자금)은 투표를 산다기보다는 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비유하고 "가장 많은 돈을 낸 사람이 문 안에 가장 자주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정치자금 기부 압력을 크게 받지는 않았다"며 "솔직히 말해 내가 하고 싶은 정도는 감당할 능력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