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유고슬라비아 전범 재판을 맡게 될 국제형사재판소(ICTY) 재판관으로 국내 법조계 인사로서는 처음 선출된 권오곤(權五坤·48·사시19회) 대구고법 제2민사부 부장판사는 해박한 법논리에 친화력까지 겸비,법조계에서 신망이 두텁다.

충북 청주 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권 부장판사는 1979년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임관된 이후 대통령비서실 법제연구관,대구고법 판사,법원행정처 법무담당관,헌법재판소 연구부장,서울지법 부장판사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판사 재직시절인 지난 85년 미국 하버드대 법대를 졸업한 후 각종 국제회의에 참석한 인연으로 법원내에서 대표적인 국제통으로 꼽힌다.

유엔이 지난해 말 외교통상부를 통해 유고 전범재판관 추천을 의뢰하자 대법원과 외교부가 한 달여간의 물색끝에 권 부장판사를 적임자로 판단,재판관 후보로 추천한 것도 그의 국제감각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권 부장판사는 "이웃 일본만 해도 국제 전범재판관으로 활발히 진출하고 있는 데 비해 우리 법조계의 국제활동은 너무 미미한 실정"이라며 "유고 전범 재판관으로서 우리 법조계의 위상을 높이는 데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권 부장판사는 오는 11월부터 4년 임기의 ICTY 재판관으로 활동하면서 유엔의 결의로 기소돼 있는 98명의 옛 유고 전범에 대한 재판을 다루게 된다.

정한영 기자 c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