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 최초로 지난해 ''히말라야 14좌''를 모두 등정한 산악인 엄홍길(40)씨가 국산 등산화의 대표주자인 ''트렉스타''를 신고 히말라야에 오른다.

부산의 특수화 전문업체인 ㈜성호실업은 14일 "지난 8일 엄씨와 1년간 등산화 모델계약을 맺었으며 로체사르 등 해발 8천m 이상 2개 독립위성봉 등정을 위해 12일 네팔로 출국한 등반대에 신발 네 종류 80켤레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성호실업은 또 엄씨의 원정비용 절반을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1988년 9월 에베레스트봉(8천8백49?)을 시작으로 지난해 7월 K 2봉(8천6백11m)까지 ''히말라야산맥의 8천m 이상 봉우리 14개(14좌)를 등정하는 데 성공한 엄씨는 이번에 2개 독립위성봉에 오르면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산맥의 8천m급 봉우리 16개를 모두 등정하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현지 셰르파를 포함해 19명의 등반대는 해발 6천m의 베이스캠프까지 트렉스타가 제공한 샌들과 ''미라지'' 및 ''윈드리버''등의 등산화를 번갈아 신고 오른 뒤 정상까지는 외국 제품의 빙벽화를 신게 된다.

그동안 세계 유명 등산화들을 모두 신어본 엄씨 등은 이 과정에서 트렉스타의 품질과 장·단점 등을 평가한 뒤 오는 5월 귀국해 성호실업에 알려주게 된다.

성호실업은 이 평가를 제품 개발과 품질 개선에 적극 반영,등산화 수준을 한 단계 높인다는 계획이다.

성호실업측은 세계적 산악인인 엄씨를 모델로 내세워 등산화 전문브랜드의 이미지를 높이는 동시에 고산(高山) 등반과정에서 전문가의 엄격한 평가를 받음으로써 외국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 전문 등산화 시장을 탈환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문 등산화 시장규모는 연 5만켤레 정도로 추정되고 있는데 현재 이탈리아제를 중심으로 한 유럽산 제품들이 시장을 거의 장악하고 있다.

정한영 기자 c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