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운행 중인 LPG차량 5대 중 1대 이상에서 가스가 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건설교통부가 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시험대상 LPG차량 8백19대 중 1백75대(21%)에서 가스가 누출됐다.

그동안 LPG차량 운전자들이 가스냄새 등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등 누출의혹은 많았으나 공인기관의 시험을 통해 사실로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관련 규정에는 LPG가 조금이라도 누출돼서는 안되도록 돼있다"며 "자동차 제조업체에 부품 재질변경을 포함한 개선대책을 내달 말까지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조사결과=국내에서 생산되는 40개 차종을 대상으로 시험을 실시했다.

LPG 전용차량 7백39대 중 1백35대(18%)가,LPG로 구조변경한 차량 80대 중 40대(50%)가 각각 가스 누출현상을 보였다.

연료누출은 새 차보다 오래 탄 차량일수록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승용차의 경우 전체 조사대상 자가용 중 15%가 누출됐으며 영업용은 30%에 이르렀다.

연료누출은 액체를 기체로 전환해주는 전자밸브와 기화기의 일부 부품(시동전자밸브,시동추가연료량 조정스크류)의 성능이 떨어져 생기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부품은 가스를 밀폐시키는 기능부품으로 내구성이 생명이며 사용기간이 길어지면 마모되지만 재질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연구소는 아연재질을 알루미늄으로 변경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특히 국가유공장애인과 일반장애인이 이용하는 소형 LPG승용차의 경우 구조변경 때 정식부품을 사용치 않거나 엔진부품은 변경치 않고 연료공급계통만 변경해 누출이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얼마나 새나=건교부는 일단 가스누출 정도가 심하지 않아 운전자들이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LPG는 공기 중에서 일정 농도(1.6∼10%)가 돼야 불이 붙지만 조사결과 누출농도가 약 10?으로 미미해 화재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스누출로 두통을 호소하는 운전자들이 많고 장기간 가스가 새는 것을 모를 경우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소비자 요령=건교부는 관련업계에 개선대책 등을 지시했지만 소비자들이 정기검사 때 연료누출 여부를 꼭 검사해줄 것을 권하고 있다.

또 기화기 주변 부품과 소모품을 정기적으로 교환해 누출을 예방하는 게 좋다.

특히 장애인차량의 경우 구조변경 때 되도록 순정부품을 사용해야 한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