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뇌사에 대한 판정절차가 지금보다 간소화돼 뇌사자의 장기이식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현재 전문의와 종교인 변호사 교원 등으로 구성된 뇌사판정위원회의 뇌사판정 권한을 전문의와 진료의사에게 넘기기 위해 올 정기국회에서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개정을 추진키로 했다고 9일 밝혔다.

복지부는 이를 위해 생명윤리위원회에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개정을 건의키로 했다.

법률이 개정돼 뇌사판정위원회가 아니고 전문의 2인 이상과 진료의사가 모여 뇌사판정을 내릴 경우 뇌사자의 장기를 신속하게 적출해 이식할 수 있게 된다.

복지부가 법률 개정에 나선 것은 종교인 등이 포함된 뇌사판정위원회를 거치는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걸려 뇌사자의 장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전국 62개 뇌사판정의료기관은 전문의 2인과 종교인 변호사 교원 등 7∼10명으로 구성된 뇌사판정위원회에서 위원 3분의2 이상 출석과 출석위원 전원의 찬성으로 동의할 경우에만 뇌사로 판정할 수 있다.

이와 관련,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 개소 1주년 기념으로 9일 열린 심포지엄에서 고려대 의사법학연구소 주호노 교수는 "뇌사판정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현행법은 뇌사판정 만장일치제를 채택하고 있어 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법률 개정을 놓고 뇌사판정위원회의 권한 유지를 요구하는 종교계와 법조계가 반발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장기이식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법 개정에 앞서 충분한 논의절차를 거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2월부터 지난해말까지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 장기이식을 신청한 대기자는 7천22명이었으며 1천5백3명이 장기를 기증받았다.

김도경 기자 infof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