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수명을 단축시키고 성인병을 유발하는 중대한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체질량지수(체중(kg)/신장의 제곱(㎡))가 35 이상으로 살찐 사람은 비만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당뇨병에 의한 사망률이 8배까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 발병률도 정상인에 비해 10~15배나 높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비만은 고지혈증 동맥경화 뇌심혈관계질환 등의 고질적인 원인으로도 입증돼 있다.

비만의 위험성이 부각되면서 갖가지 치료법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치료하는데 한계가 있게 마련이며 부작용도 만만찮다.

다음달 국내서 본격 시판될 "제니칼"(성분명:올리스태트)을 이용한 치료법은 기존의 요법에 비해 부작용이 적으면서도 체중감소효과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제니칼의 효능과 기존 치료와의 차별성을 알아본다.

<> 제니칼의 효능과 한계 =비만의 주된 원인은 지방이 복부 등 지방친화세포에 축적되는 것이다.

제니칼은 지방분해효소의 활동을 억제함으로써 지방과 콜레스테롤의 체내 흡수를 감소시킨다.

이 약은 중추신경 및 자율신경에 작용, 전신에 영향을 미치는 식욕억제제와는 달리 위장관내에서의 지방소화과정만을 국소적으로 방해한다.

분해되지 않은 지방과 콜레스테롤은 그대로 대변으로 배설된다.

이렇게 배설되는 지방량은 하루 약 25~30g 정도이며 열량으로는 2백~2백50Kcal에 달한다.

제니칼을 간단한 식사요법을 쓰면서 1년간 복용했을 때 약 10kg, 정상적인 식사를 하면서 2년간 복용하면 약 8kg의 체중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설사 복부팽만감 지방변 방귀 등의 부작용이 생길수 있으나 증상이 가볍고 단시간내에 사라진다.

그러나 제니칼은 지방분해를 억제하는 약이어서 서구식 고지방식에는 효과가 좋으나 탄수화물이 많은 한국의 식단에는 비만에 효과가 적은 편이다.

제니칼은 지방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지용성 비타민의 흡수를 막을 수도 있다.

제니칼을 복용할 때는 지용성비타민을 보충해줄 필요가 있다.

한편 혈중지질을 낮춰주므로 지방간 당뇨병 고혈압 지방간 고지혈증 환자의 보조치료제로도 처방될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기존 비만치료의 효과와 한계 =식사요법으로 매일 한 끼의 식사량(5백~6백Kcal)만 줄여도 월 2~3kg의 체중감량이 가능하다.

단식이나 하루 8백Kcal 미만의 열량을 섭취하는 초저열량식을 하면 체중감량효과가 있으나 근육량이 줄고 뼈가 약해지는 등의 부작용이 생긴다.

운동요법은 식사요법과 병행해야 효과적이다.

걷기 조깅 수영 자전거 에어로빅 등의 유산소운동으로 지방을 연소시킬수 있다.

주4회 이상, 한번에 30분이상 운동해야 한다.

식사.운동요법의 결점은 실천하는 사람에게 엄청난 인내와 고통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또 음식의 섭취량과 종류, 운동의 생활화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방심할 경우에는 금세 살이 찌는 것도 피할수 없다.

그러나 부작용 없이 점진적으로 살을 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런 방법밖에 없으며 제니칼도 뾰족한 해결책은 아니라는게 의사들의 주장이다.

약물요법도 어느 하나 부작용을 수반하지 않는게 없다.

코감기약인 페닐프로파놀라민은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식욕을 억제함으로써 비만치료제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뇌출혈의 위험을 높인다는 증거가 나타나면서 판매금지조치가 내려진 상태다.

한창 인기를 끌었던 다이어트약 펜펜(펜터민+펜플루라민)도 심장과 폐에 합병증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판이 금지됐다.

에페드린과 카페인 복합약은 지방을 이용한 에너지대사를 촉진시켜 살 빼는 효과를 내지만 손발떨림 불면증 현기증의 부작용이 만만찮다.

우울증치료제인 플루옥세틴(프로작)도 식욕감퇴 및 체중감소효과를 발휘하지만 무기력증 구역감 성기능장애 간기능저하 등의 부작용을 나타낸다.

수술요법으로는 복부지방을 초음파지방분해기로 흡입해 내는 방법과 위장의 가운데를 졸라매 음식물이 서서히 흡수되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전자는 많은 출혈과 함께 수술후 복부가 울통불퉁해질 우려가 있다.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을 병행하지 않으면 금세 뱃살이 찌기도 한다.

후자는 수술후 소량의 음식을 아주 천천히 자주 먹어야 하며 부작용에 대한 장기적인 검토가 부족하다.

비만치료에는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이 최선이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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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움말 주신분 = 강재헌 인제대 상계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