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공적자금이 부실기업과 금융기관에 재투입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고의 부도나 공금횡령,금품수수 등 기업주와 금융기관 임직원들의 비리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대검중앙수사부는 지난 9월부터 3개월여 동안 실시한 부실기업과 금융기관 비리수사 결과 각종 비리에 연루돼 기업부실을 초래한 기업주 및 임직원 40명과 금융기관 임직원 75명 등 1백15명을 적발,이중 84명을 구속했다고 25일 발표했다.

부실기업 임직원들은 법정관리나 화의,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수십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빼돌리거나 멀쩡한 회사를 고의로 부도처리한 뒤 회사재산을 싼 값에 되사는 수법으로 이득을 챙겼다.

대구지역 중견업체인 삼룡의 대표 오상진씨의 경우 회사자금을 빼돌려 경영이 어려워지자 고의로 부도를 낸 뒤 회사의 공장용지 등 부동산을 처남명의로 싼 값에 되사는 방법으로 6개의 기업을 운영하다 적발됐다.

인천지역 중견업체인 자운엔지니어링 정동주 대표는 지난 95년부터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노무비 과다계상 등을 통해 40억원대의 세금을 포탈하다 구속됐다.

대기업에서는 뉴코아 김의철 전 회장과 해태그룹 박건배 전 회장 등이 비자금조성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법원을 대신해 부실기업을 관리하던 법정관리인마저 비리 대열에 합류했다.

범양상선 유병무 전 법정관리인은 선박운임 조작 등의 수법으로 3억4천만원을 횡령했다.

금융기관 임직원들의 비리중에는 불법부당대출(32명)과 대출해주며 금품을 받은 사례(26명)가 가장 많았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