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전 문을 닫은 미군 기지 주변이 현재까지도 기름에 심각하게 오염돼 있으며 정부 당국이 이를 알고도 방치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녹색연합은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50년대 초부터 20년 가까이 미군 저유시설이 있던 인천시 연수구 문학산 일대 24만여평의 토양 및 지하수 오염이 심각한 상태"라며 "정부는 이 사실을 알고도 방치해왔다"고 주장했다.

녹색연합은 정부의 은폐 사실에 대해 "지난 97년 이 지역에 민방위 교육장을 조성하려던 인천시가 기름으로 오염된 토양층이 대량으로 발견되자 해당 지역을 아무런 조치없이 흙으로 덮어버렸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또 "60년대초 이 지역 미군 기름탱크에서 인근 옥골 개천으로 유입된 기름에 담배꽁초에서 붙이 옮겨붙어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는 주민들의 증언이 있다"며 증거물로 기름에 오염된 토양 샘플과 현장 사진 등을 제시했다.

인천=김희영 기자 song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