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병(한전 사장) 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2일 "손용문 신보 전무(당시 이사)가 지난해 4월26일 나의 집무실에 왔을 때 내가 직접 박주선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에게 전화를 걸어 신보 전 영동지점장 이운영씨의 선처를 부탁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이날 검찰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면서 서울지검 기자실에 들러 이같이 밝히고 "박 전 비서관은 당시 이씨에 대한 내사보고는 못받았지만 이사장이 직원 비리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부탁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그동안 이씨에 대한 사직동팀 내사를 모르고 있었으며 이씨에게 사표를 종용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 왔으나 이날 진술을 번복했다.

그러나 최씨는 박 전비서관과의 친분을 고려,박 전 비서관에게 피해를 주지않기 위해 박 전 비서관이 이씨에 대한 내사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진술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검 특수1부는 이날 재소환된 최씨가 손씨와의 대질신문에서 자신의 집무실로 찾아온 손씨에게 "이씨에 대한 내사 사실을 아느냐"고 물었다고 진술했으며 손씨는 "사직동 팀의 반응이 냉랭하더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검찰조사에서 또 최씨는 손씨와 이운영씨의 사표를 받는 문제를 협의한 뒤 사표제출을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이에따라 검찰은 사직동팀을 지휘한 박주선(민주당의원)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3일 소환,이씨에 대한 내사과정과 사표제출 문제에 어느정도 개입했는지를 조사키로 했다.

정대인 기자 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