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외사부는 20일 고합그룹이 지난 98년 11월 워크아웃에 들어가기 직전 해외법인을 통해 폴리에스터 원료를 수출하면서 수출품을 내보내지 않고 국내은행에서 무역어음(D/A)을 할인받는 수법으로 거액을 챙긴 혐의를 잡고 수사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고합그룹은 지난 98년 홍콩 현지법인을 통해 폴리에스터 원료인 TTA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은 뒤 현지법인에서 받아온 무역어음을 국내 시중은행에서 할인받아 미화 3천만달러(3백억원 상당)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고합그룹이 실제 수출품을 보내지 않고 허위 서류를 작성,수출대금을 편취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은행측과의 공모여부를 수사중이다.

고합측은 이에 대해 "98년 무역어음을 할인받고 실제 수출품을 내보내지 못했던 것은 당시 경제위기에 따른 자금난으로 제조공정이 중단됐기 때문에 일어난 불가피한 일이었으며 그 이후 이행계획에 따라 지금까지 1천5백만달러 이상의 폴리에스터 원료를 수출했다"고 주장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