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수술을 받아 절제된 가슴을 아랫배 살을 이용해 감쪽같이 복원하고 허리살도 뺄 수 있는 치료법이 나와 유방암 환자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

안희창 한양대 구리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지난 92년부터 9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복부의 지방조직을 떼어 절제한 유방부위에 이식하는 수술을 실시, 환자의 90%가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가슴을 절제한 여성들은 여성의 상징을 잃어버렸다는 상실감에 안정된 생활을 하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위해 유방재건 성형수술을 하게 되지만 주로 식염수가 든 실리콘백을 유방부위에 넣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이물감과 딱딱한 촉감을 느끼게 된다.

실리콘백이 터지거나 염증을 일으키게 되면 재수술을 받아야 하는 불편도 감수해야 했다.

안 교수는 아랫배 살의 횡복직근과 근피판의 지방조직을 떼내 없어진 유방에 이식하는 수술을 하고 있다.

미세현미경을 이용해 횡복직의 혈관을 겨드랑이 혈관에 이어놓기 때문에 생착(生着)이 잘되고 염증이나 괴사가 일어나는 일이 거의 없다고 안 교수는 설명했다.

더욱이 아랫배 살은 촉감이 부드럽고 색깔도 앞가슴과 일치해 유방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게다가 중년 이후에는 아랫배 살이 나오게 마련인데 이를 제거하게 되므로 허리도 날씬해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게 된다.

흉터도 거의 나지 않는게 이 수술의 장점이다.

유방암 수술시에는 유륜주위와 겨드랑이만을 절개함으로써 가슴 피부를 최대한으로 남긴다.

하복부의 살은 유방의 겉살이 사라진 면적 만큼만 떼어내고 하부 지방조직을 많이 활용하기 때문에 흉터가 제왕절개수술을 받은 것과 비슷한 정도다.

수술은 6시간 정도 걸린다.

수술후 10일부터는 정상생활을 할 수 있다.

물론 초기엔 무리한 운동을 자제해야 한다.

1차 수술 후 6개월이 경과한 후에는 이식한 조직을 이용해 유두모양을 만들거나 반대쪽 정상유방의 유두를 반으로 잘라 유두까지 재건할 수 있다.

아울러 문신을 만드는 기계를 이용, 정상적인 유두와 비슷해지도록 착색도 해준다.

안 교수는 "정상유방과 거의 비슷하게 외형 촉감 색깔이 복원되므로 환자들이 자신감을 얻고 사회생활에 복귀하고 있다"고 말했다.

(031)560-2330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