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경기도 파주 통일전망대.

내리는 비에도 불구하고 연로한 어른을 모시고 찾은 가족단위 나들이객이 유난히도 많았다.

지난 한주일 한반도 전체를 회한의 눈물로 휘몰아치게 했던 역사적인 남북이산가족 상봉의 열기가 이곳에는 아직도 역력하다.

황해도 사리원이 고향인 아버지를 모시고 이곳을 찾았다는 정영수(38·서울 우면동)씨는 "이번 북한방문단에 끼이지 못한 아쉬움을 이곳 통일전망대에서라도 조금 달래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일부러 찾아왔다"고 말했다.

남북화해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강원도 철원 등 이른바 통일관광지를 찾는 이들이 부쩍 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이같은 추세를 십분 활용,새로운 관광상품까지 개발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남북정상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이후 거세게 불고 있는 ''북한바람''의 또다른 단면이다.

◆통일관광 인기폭발=지난주말 경기도 파주 임진각등에는 실향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일본인 등 외국인 단체관광객도 이에 가세하는 등 인기관광코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임진각 방문객은 정상 회담이후 종전보다 20% 가량 늘어났다.

강원지역 통일관광지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7월말까지 철원 양구를 비롯 도내 접경지역 통일관광지를 찾은 관광객은 1백만명을 웃돌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5%이상 증가했다.

특히 고성 통일전망대는 올여름 피서객들의 방문이 이어지면서 50만명이상 찾았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8·15 이산가족 상봉에 이어 9,10월에도 상봉이 이뤄지면 강원도내 안보관광지가 가을단풍시즌과 맞물려 상당한 인기를 끌 전망"이라며 "이에 대비해 실향민등 노인들을 위한 특별상품 개발등에 고심중"이라고 말했다.

◆주목받는 통일상품=북한 열기가 거세지면서 새로운 관광명물로 떠오른 곳이 바로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는 서울종합촬영소.

이곳에는 실제 판문점 자유의 집 등을 그대로 만들어 놓은 영화세트장이 있다.

명필름이 남북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을 무대로 한 ''공동경비구역(JSA)''을 제작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것.

주말의 경우 하루에 5천명이상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특히 남북이산가족 면회소 설치 장소로 강원도 철원이 유력하다는 장충식 적십자사 총재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철의 삼각지 등 이 일대 통일관광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통일상품 개발 열기=지자체와 여행업계는 최근 불고 있는 ''북한바람''을 수요 확대로 연결시키기 위해 통일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 관광지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를 통해 늘어나는 관광수요를 끌어들인다는 것.

파주시는 DMZ 철조망의 디자인을 다양화하고 9월부터는 평화의 종,구멍난 철모,자유의 다리 등을 소재로 한 관광상품을 개발해 판매하기로 했다.

또 임진각에서 판문점 연결통로인 독개다리 북문검문소까지의 통일관광열차도 운행할 계획이다.

철도청도 지금까지 운영하던 ''DMZ체험 관광열차'' 프로그램을 새롭게 개편할 방침이다.

면회소 설치 장소로 부상한 철원군의 한 관계자는 "내년 한국방문의 해,2002년 월드컵 등으로 이어지는 관광 특수까지 감안해 이산가족을 위한 만남의 장소뿐만 아니라 중부권의 대표적인 관광단지로 키워나가는 계획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