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으로 진료공백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14일부터 대부분의 의대교수가 진료거부에 나서기로 해 최악의 상황이 우려된다.

환자들은 12,13일에도 진료중인 병원과 동네의원,국·공립병원및 보건소로 몰려들어 극도의 혼잡을 빚었다.

각 병원의 응급실은 외래진료 환자들이 몰려들어 야전병원을 방불케 했다.

◆병원의 진료중단=12,13일 의료계 파업·폐업투쟁이 이어지면서 일부 대형병원 응급실은 밀려드는 환자들로 북적거렸다.

서울대병원은 15개 과중 내과 신경외과 산부인과 신경과 가정의학과 등 5개 과가 외래진료를 사실상 중단해 한산한 모습이었다.

반면 58개 병상이 놓인 응급실에는 1백여명의 환자들이 몰려 복도까지 간이침대가 설치됐으며 진료대기시간도 길어졌다.

신촌세브란스병원도 12일부터 산부인과 비뇨기과 등의 교수들이 진료거부에 돌입했으며 나머지 과도 14일부터 외래진료를 전면 중단할 예정이다.

여의도성모병원은 45개 병상을 갖췄으나 전공의 3명만이 자원봉사 형식으로 진료했을 뿐이다.

고려대구로병원은 ''14일부터 교수들이 진료거부에 나선다''는 안내문을 곳곳에 붙였다.

◆환자들의 고통=환자들은 교수들이 외래진료에서 철수하자 극도로 불안해 했다.

난소암수술을 받고 신촌세브란스병원을 찾은 김모(56)씨는 "의사가 없으니 응급실로 가라는 말만 들었다"며 "입원해야 하는데 진통제 처방도 못받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걱정했다.

5살배기 딸이 고열에 시달려 고려대안암병원을 찾은 정모(37)씨는 "의사들이 전국민을 상대로 파업하는 것은 옳지않다"며 "딸의 병세가 점점 심해져 무서워 견딜 수 없다"고 말했다.

◆공립병원과 보건소 혼잡=국립의료원은 외래환자들을 위해 연장근무까지 하고 있지만 50% 가까이 늘어난 초진환자와 20% 가량 증가한 응급실 환자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국군창동병원에도 평소보다 20% 가량 많은 외래환자들이 찾아와 원외처방전을 받아갔다.

서울시내 각 보건소에도 환자들이 20% 가량 늘어났으나 진료장비 등이 부족해 제대로 진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12일 정상진료한 동네 병·의원들은 50% 안팎으로 증가한 환자들로 인해 북새통을 이뤘다.

김도경 기자 infof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