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연세대 등 주요 의대 교수들이 10일 외래진료를 사실상 중단,전국이 제2의 환란(患亂)에 휘말렸다.

게다가 휴·폐업 투쟁에 가세하는 동네 병·의원이 이날부터 다시 늘기 시작,국민들의 불안과 고통은 날로 가중되고 있다.

전공의와 전임의들의 파업에 이은 의대교수들의 진료중단으로 인해 각 대학병원에선 급한 수술이 잇따라 연기됐고 외래진료는 예약환자에 한해 부분적으로 이뤄지는 등 진료 파행이 거듭됐다.

더군다나 11일부터 전국의 동네의원이 다시 집단폐업에 들어가 사상최악의 의료공백사태가 우려된다.

환자들은 이에대해''정말 지긋지긋하다''며 정부가 국민부담을 전제로 하는 양보안을 냈는데도 의사협회가 11일부터 폐업에 들어가기로 한 것에 대해 분노했다.

특히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의료계의 집단폐업에 불복,의료수가를 인상키로 하자 "환자들만 봉이냐"며 격한 표정을 지었다.

◆교수들 진료거부 결의=서울대와 연세대 의대 교수들은 10일 신규예약환자접수를 전면 중단하고 기존 예약환자중 약처방 등의 환자에 한해 외래진료를 실시했다.

가톨릭대와 한양대 의대 교수들은 11일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가되 응급실 중환자실 등만 최소한으로 운영키로 했다.

동아대 경북대 계명대 의대 교수들도 교수직 사퇴와 진료중단을 발표했다.

의대 교수들은 10일 오후 2시부터 서울대병원내 임상의학연구소에서 교수협의회 대표자회의를 열고 11일부터 외래진료를 중단한다고 결의했다.

다만 계속적인 투약이나 처치가 필요한 환자에 대해서는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치료키로 했다.

◆대형병원 진료공백 심화=전공의 전임의에 이은 의대 교수들의 진료거부로 종합병원의 진료공백이 심화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이날 수술계획조차 마련하지 못했다.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이 외래진료를 단축했고 고려대 안암병원의 처방전 발행건수는 이날 평소보다 절반이상 줄어든 1천1백건에 불과했다.

◆동네 병·의원 폐업확산=의사협회가 강경투쟁을 선언하자 문을 닫는 병·의원이 늘고 있다.

복지부 집계결과 9일 폐업률은 22.2%였으나 10일에는 30%선을 넘었다.

울산 경남·북 전남지역은 폐업률이 50%를 넘어 인천 경기지역보다 훨씬 높았다.

서울시 의사회 관계자는 11일부터는 90%이상 폐업에 참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끓어오르는 불만=시민들은 정부대책에 대해 ''집단이기주의''에 굴복한 또하나의 사례라며 국민들의 부담만 가중시키는 수가인상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저지른 정책실패를 국민들의 부담증가로 전가시켰다"며 비난했다.

의약분업 정착을 위한 시민운동본부의 이강원 사무국장은 "적정 의보수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병.의원의 수입과 경영에 대한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는 상태에서 의보수가를 인상하면 국민의료비를 증가시켜 의료보험제도에 대한 국민저항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경애 건강연대 사무국장은 의약품선정소위원회를 의사와 약사만으로 구성하면 의사와 약사간의 담합행위나 제약사의 로비를 차단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