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를 잘못 다녀오면 8월말까지 내내 후유증에 시달린다.

바캉스가 삶의 활력을 주기보다는 무리한 일정과 소홀한 건강관리로 인해 오히려 후유증을 주는 경우가 적잖다.

휴가철에 주의할 건강관리요령을 고완규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고명규 한양대병원 안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유행성 눈병 =여름철 수영장에서는 유행성 각결막염에 걸리기 쉽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며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보통 1주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발병한다.

빠르게 충혈되고 눈에 모래가 들어간 것 같은 이물감, 가려움, 작열감 등을 느끼게 된다.

눈꼽이 많이 끼고 눈두덩이 부어오르며 임파선이 붓거나 진득한 분비물이 나오기도 한다.

심할 경우 각막상피세포가 손상돼 눈이 시리고 상피세포 아래가 혼탁해져 시력장애가 생길 수도 있다.

수영장과 샤워장, 피서지와 인근 음식점의 오염된 물 음식 식기 물수건 손잡이 세면대 등이 주된 감염원이다.

손을 자주 씻고 오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물건을 만졌다면 손으로 눈을 비비지 않는 것이 좋다.

주로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므로 1~2주 지나면 치료하지 않아도 저절로 낫는다.

인터페론연고와 같은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할수 있으나 근본적인 대책은 될수 없다.

일단 감염되면 과음 과로와 같은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행동은 삼간다.

눈이 몹시 아프고 거북할 경우 얼음 물수건으로 하루 4~5회 눈을 냉찜질해 주면 심한 증세가 가라앉는다.

전문의와 상의없이 함부로 안약을 쓰거나, 식염수로 씻거나, 안대를 하면 증세가 악화될수 있다.

콘택트렌즈는 가급적 쓰지 않는게 좋다.

착용자가 눈병에 걸렸을때는 렌즈와 케이스를 함께 버리는게 좋다.

여름철에는 한시적으로 1회용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게 경제적이고 위생적이다.

<> 귓병 =물놀이로 생기는 귓병은 포도상구균과 같은 세균이 외이도(귓바퀴에서 고막에 이르는 통로)로 침입해 생긴다.

외이도가 물에 젖으면 피지선과 땀샘이 확장되면서 세균의 침입이 쉬워진다.

외이도염은 처음에는 귀 점막이 붓고 진물이 흐르다 통증이 점차 점차 심해지면 수면장애 식사곤란까지 초래된다.

초기에는 항생제로 적절히 치료할 수 있지만 심해지면 소염제 진통제를 함께 복용해야 한다.

외이도염을 예방하려면 손가락이나 귀이개 성냥개비 등으로 후비지 말고 깨끗한 물로 샤워한후 면봉으로 물만 닦아내도록 한다.

<> 피부병 =수영장에는 사람보다 더 많은 물사마귀(바이러스) 발바닥사마귀(바이러스) 무좀(족부백선진균) 전염성농가진(포도상구균 연쇄상구균) 녹농균 등이 우글거린다.

이들 균은 발 손을 비롯한 전신의 피부에 감염되며 수영장의 오염된 물이나 공동으로 사용하는 물품, 감염자에 의해 옮는다.

따라서 피부가 약하거나 자극에 민감한 사람은 수영장에 오래 있는 것을 삼가야 하며 슬리퍼 매트 물놀이기구 등도 각자 따로 써야 한다.

사마귀는 각질용해제로 벗겨내거나 냉동요법 전기소작요법 레이저 등으로 제거한다.

무좀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이미 감염된 환자로부터 떨어져 나온 각질 인설(비늘모양으로 탈락되는 것)을 통해 전염된다.

무좀약을 먹고 바른다.

전염성 농가진은 연약한 어린이 피부에 세균이 감염돼 반점이나 작은 물집을 만든 것.

항생제를 먹고 바르면서 항균비누를 써야 한다.

<> 기타 =과도하게 더위에 노출되면 인체가 체온조절기능을 상실한다.

맥박이 빨라지고 체온이 41도 이상으로 올라가며 땀이 마르고 두통 이명 어지럼증에 빠지게 된다.

이런 일사병은 예방이 최우선이다.

경미한 경우에는 이온음료 묽은 소금물로 해결이 된다.

중증인 경우에는 급히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한편 밤에 노지에서 함부로 자면 말초성안면신경이 바이러스감염이나 염증으로 마비돼 얼굴이 돌아가는 구안와사에 걸릴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얼굴 한쪽에만 에어컨을 켜놓은채 자는 것도 위험하다.

이밖에 피서지에는 일광피부염, 식중독, 찬음식으로 인한 복통 설사, 자상이나 골절 등 안전사고, 모기로 매개되는 말라리아, 물집이나 화상 등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