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한의학 문헌에 보면 "머리는 차서 오는 병이 없고 배는 뜨거워서 오는 병이 드물다"는 말이 있다.

이는 자연과 같은 이치로 더운 기운은 위로 올라가고 찬 기운은 아래로 내려가기 때문이다.

여름철에 걸리는 복통 설사는 대부분이 찬 것을 너무 많이 먹거나 밤에 배를 내놓고 자는 등 배를 차게 해서 생긴다.

집집마다 에어컨과 선풍기가 보급돼 그 정도가 더 심하다.

여름철에 배를 차게 해서 생기는 배탈은 한의학적으로 "한복통(寒腹痛)"에 속한다.

통증이 은은히 계속되면서 찬 것을 먹거나 배를 차게 하면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한복통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배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가정에서 손쉽게 해볼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 보겠다.

약물요법으로 한방에서는 계향산(桂香散) 오적산(五積散) 후박온중탕(厚朴溫中湯) 등의 처방을 사용해 배를 따뜻하게 해준다.

지압요법으로는 배에 있는 경혈인 중완(中脘, 명치와 배꼽 중간), 천추(天樞, 배꼽 양 옆으로 손가락 3개 정도 이동한 위치), 관원(關元, 배꼽과 치골 중간)과 등에 있는 경혈인 간수(肝兪, 9번째 흉추 아래에서 양 옆으로 손가락 2개 정도 이동한 위치), 비수(脾兪, 11번째 흉추 아래에서 양 옆으로 손가락 2개 정도 이동한 위치)를 따뜻하게 해 천천히 문지르고 부드러운 천으로 마사지한다.

또는 양손의 합곡(合谷, 엄지와 검지가 갈라지는 부분에서 손등 쪽으로 1~2cm 정도 이동하여 살이 많은 곳)을 빙빙 돌리듯이 주물러 주는 방법도 사용한다.

이때는 아프다고 느낄 정도로 강하게 눌러서 주물러 줘야 한다.

복통을 완화하는데 좋은 음식으로는 순무 자소 쑥갓 가지 파 부추 목이버섯 복어 우렁이 장어 매실 된장 고춧가루 등이 있다.

한복통(寒腹痛) 외에 서체(署滯)라는 증상도 있다.

무더위로 인해 활기를 잃고 사지가 늘어지며 소화도 잘 안돼 밥맛이 없어지는 증상이다.

땀이 흐르고 헐떡거리게 된다.

이 때는 우선 마늘 사과 박하 등을 생으로 먹는다.

둘째 메밀과 햇보리를 섞어서 밥을 지어 먹으면 효과가 있다.

김덕곤 < 경희대 한방병원 소아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