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전선이 좀처럼 북상하지 못하면서 올 장마철 강우량이 예년 수준에 훨씬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상청 예보대로라면 이번 장마는 오는 15일을 전후해 끝나지만 11일께부터 이틀 정도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측 외에는 비 소식이 없다.

기상청은 7일 "중국 대륙부터 제주 남해상까지 동서에 걸쳐 일자형으로 걸쳐있는 장마전선이 한달간 비를 뿌리는게 전형적인 패턴이었다"면서 "그러나 현재 중국쪽에 근원을 둔 열대고기압이 이상 발달해 장마전선을 두개로 쪼개놓은 형국"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또 "예년과 달리 장마전선의 밑을 받쳐주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약해 장마전선을 우리나라쪽으로 밀어올려주지 못하고 있어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일본 오키나와섬 동쪽 부근해상에 있는 제4호 태풍 기러기가 장마전선의 아래쪽에 있지만 장마전선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장마철이 무색할 정도로 턱없이 적은 강우량을 기록하고 있다.

장마기간 강우량을 보면 서울의 경우 63.2mm에 그쳤던 작년을 빼고 지난90년부터 98년까지 2백10~8백76mm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장마가 시작된 지난달 22일부터 이달7일까지 64.2mm에 불과했다.

비 내린 날도 올해는 7일밖에 안돼 90~98년의 12~33일에 비해 크게 모자라고 있다.

제주지방도 최근 5년간 강우일수(15~23일)와 강우량(1백65.6~4백35.8mm)에 크게 못 미치는 12일과 1백15.5mm에 머물고 있다.

남부지방도 예년 보다 강우가 많지 않은 편이다.

기상청은 "중국의 대륙성 열대기단이 우리나라를 벗어난 뒤 양쪽으로 나뉘어진 장마전선이 활발해지면서 하나로 다시 붙어 오는 11일께부터 이틀정도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