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안치환(35)에게는 "아름다운 청년"이란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릴 것 같다.

양심수 석방을 위한 공연에서부터 위안부,장애인,소년소녀가장,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무대에 이르기까지 그는 우리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끊임없는 애정을 보여줬다.

그가 이번에는 성공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기념해 통일을 염원하는 콘서트를 마련한다.

내달 1일부터 31일까지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에서 "안치환과 자유 포크 콘서트-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란 장기 공연을 갖는다.

다른 가수가 "통일"을 주제로 콘서트를 갖는다면 최근의 사회적 분위기를 이용한다는 의심을 품을지 모르지만 줄곧 통일을 희망하는 노래를 불러온 그이기에 의혹은 가당치 않다.

"개인적으로 아직도 통일이란 말은 추상적인 관념으로 다가옵니다.

노래만 봐도 남과 북의 정서적 친밀도는 너무 많이 벌어져 있어요.

정치나 제도의 통일보다는 한 민족으로서의 일치감을 회복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공연에서 안치환은 "마른 잎 다시 살아나""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3.8선은 3.8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광야에서"등 통일의 소망을 담은 노래를 주로 부른다.

공연 마지막은 관객과 함께 "우리의 소원은 통일"로 장식한다.

특히 최근 통일을 기원하며 작사.작곡한 "동행"도 처음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그동안 북한 노래에서는 단조롭고 정형화된 한계를 느꼈고 남한 노래는 화려하기만 하고 속은 비어있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동행은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한 시도이지요.

TV에서 두 정상이 만나는 장면을 보고 갑자기 떠올랐어요.

"통일시대,남과 북이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는 어떤 것일까"를 생각하며 만들었습니다" 그는 도(도)를 닦는 마음으로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고 한다.

한달 이상 쉬지 않고 공연한 뒤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굳이 강행하는 이유를 묻자 공연장소가 학전블루여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원래 가수 김광석씨가 했던 것을 그가 죽고 난후 마땅히 대상을 찾지 못했던 극단대표 김민기씨가 "치환이 너라면 가능하다"며 적극 권유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7월 한달간의 콘서트가 끝난뒤 너무 힘들어 다시는 안하겠다고 다짐했지만 무모한 도전심에 결국 일을 벌이게 됐다고 털어놨다.

가수 경력이 어느덧 10년을 넘었지만 그는 매번 무대에 오를때마다 떨린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과 하나가 돼 호흡하고 당당하게 노래부를 수 있을까 늘 고민한다는 것이다.

이런 고민을 그는 "기분좋은 긴장감"이라고 표현했다.

"앞으로도 나 자신을 지켜가면서 "의식"을 잃지 않는 노래를 부를 겁니다.

그게 바로 "안치환의 음악"이지요"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