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호르몬의 일종인 에스트로겐이 신장에서 칼슘의 재흡수를 촉진하는 구체적인 경로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골다공증 등 여성의 폐경기증후군을 치료하는데 널리 사용되는 에스트로젠의 부작용을 막을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전남대 호르몬연구센터 한호재 교수팀은 지용성 호르몬인 에스트로젠이 일반 단백질과 마찬가지로 세포에 붙어서 신호전달물질을 통해 칼슘의 재흡수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4일 발표했다.

에스트로겐이 신장에서 칼슘 재흡수를 촉진해 뼈의 형성을 촉진한다는 사실은 입증된 상태지만 구체적인 작용기전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었다.

연구팀은 에스트로겐이 일반적인 지용성 호르몬처럼 세포내로 들어가 직접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단백질이나 펩티드 호르몬처럼 세포에 붙어서 별도의 신호전달물질을 통해 작용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폐경기 후 여성에서 빈발하는 골다공증은 에스트로젠의 결핍으로 신장의 칼슘 재흡수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생긴다.

신장이 칼슘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면 인체는 혈장 내 칼슘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뼈에서 칼슘을 끌어오기 때문에 뼈의 손실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골다공증을 치료하기 위해 에스트로겐이 사용되지만 에스트로겐은 유방암 자궁경부암 발생률 증가, 불규칙한 자궁내 출혈, 체내 수분대사 이상 등의 부작용을 일으킨다.

한 교수는 "신장에서 에스트로젠이 작용하는 기전을 밝힘으로써 부작용없는 골다공증 치료제 개발이 가능해졌다"며 "이번 연구결과는 골다공증의 원인을 세포수준에서 분석하는데도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태완 기자 twkim@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