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들이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영화회계법인의 일본사업본부에서 일하고 있는 이성엽(36) 회계사.

그녀는 국내에서는 몇 안되는 국제통 여성 공인회계사다.

지난 1992년 공인회계사로서 첫발을 내디딘 이래 지금까지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의 회계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외국인 고객을 대하는 자세가 남다른 그녀는 "한국에 필요한 외국 자본과 기술을 유치하려면 외국기업들이 한국 내에서 원활한 사업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며 "단순히 외국기업을 하나의 고객으로 생각하기에 앞서 그들의 입장에서 한국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회계사는 국내에서 외국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기 위해 지난 1997년 베트남행 비행기를 탔다.

국내 기업들이 다른 나라에 나가서 겪는 애로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베트남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 회계사는 "우리나라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은 기술적으로나 자본력에 있어서나 우리보다 앞선 수준"이라며 "그들의 어려움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경제적으로 우리보다 늦은 나라가 적절한 체험 장소가 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더군다나 베트남에는 다른 나라의 기업들이 대량으로 진출해 있기도 하다.

그녀는 베트남에서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에 회계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한국내 외국기업들이 겪을 수 있는 각종 문제점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값진 경험을 하고 99년말 귀국한 이 회계사는 한국의 신회계기준,개정된 세법 등을 익히면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녀는 "국제화의 무대는 일부 선진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한국이 바로 그 무대가 돼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 배근호 기자 bae7@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