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9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동 삼성전기 회의실.

이형도 대표이사등 회사 간부들과 우태군 대표위원등 근로자측 대표들은 1.4분기 정기노사협의회를 갖고 올해 총액임금을 14% 인상하는데 합의했다.

근로자측은 당초 지난 2년간 임금이 동결됐다며 10~13%의 임금인상을 요구했다.

이에대해 회사측은 지난해 경상이익이 1천8백8억원으로 1998년보다 2백32% 증가한 점을 감안해 더 높은 인상률을 제시했다.

삼성전기는 지난73년 11월 창사이후 단 한번도의 노사분규를 경험하지 않았다.

노동조합이 없어도 업계 최고의 대우가 보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지난 99년초 삼성자동차 빅딜문제로 사상 처음으로 노사갈등을 겪었다.

부산의 자동차 부품공장 1천2백명 직원들이 일자리 보장을 요구했다.

약 3개월간 공장이 정상가동되지 않았다.

이 사장은 사원들앞에서 3차례에 걸쳐 "꼭 필요한 인력은 공장을 지켜 운영토록하고 퇴직희망자는 섭섭하지 않은 조건으로 퇴직시키며 잔류를 희망하는 나머지 인력은 본사로 재배치한다"고 약속했다.

약속은 지켜졌다.

희망퇴직자 3백명을 제외하고 수원사업장으로 3백명이 옮겨왔고 나머지 직원은 첨단전자부품단지로 변신한 부산사업장에서 계속 근무했다.

자동차사업에서 철수하면서 지난해 4천1백11억원의 특별손실을 입었지만 부산공장 출신에게 특별사정을 통해 승격을 해주었다.

기존 직원들이 역차별을 받는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였다.

근로자측의 경영참여도 활발하다.

한울림협의회 근로자위원 48명은 인사교육등 4개 분과에서 활동한다.

건의사항이나 동료사원의 불만 등을 발굴한뒤 월 2회 열리는 분과 모임에서 회사실무자와 함께 토론한다.

이곳에는 당직제도개선 사내주차장확충 1시간일찍퇴근하기 등의 주제가 올라온다.

최근 이익분배제도가 신설돼 올 하반기중 격론을 벌이게 된다.

열린 경영의 핵심 창구는 "한울림 웹".

인사및 사원복지에 관한 각종 업무를 인터넷으로 처리한다.

재직증명서 출력은 물론 자신의 평가결과,우리사주 현황,교육점수와 퇴직금 등 회사가 사원 개인에 관해 갖고 있는 자료는 무엇이든지 볼수 있다.

삼성전기는 오는 2005년까지 세계 10대 인터넷 솔류션 메이커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마련해놓았다.

글로벌 벤처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 수원=최승욱 기자 swchoi@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