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영농철이 찾아왔으나 가뭄과 잇단 산불에 구제역 등 악재가 겹치면서 올 농사준비에 비상이 걸렸다.

14일 농림부와 기상청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13일까지 전국 평균 강수량은 89mm로 평년의 48% 수준에 그치고 있다.

경기,강원 등 중부지방은 지난2월19일 발령된 건조주의보가 50여일째 이어지는 등 극심한 봄 가뭄에 시달리면서 농업용수마저 부족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ㅏ 높아지고 경남 북지방은 강수량이 평년의 30~40%에 불과해 보리 양파 마늘 등 월동작물의 생육이 크게 부진한 상태다.

농림부 관계자는 이와관련 "13일현재 전국의 농업용 저수지는 94%의 저수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5월에 들어서야 본격적인 모내기철에 들어가기 때문에 농업용수가 부족할 것으로 염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상청은 적어도 이달 말까진 비가 올 확률이 낮다고 예상하는 등 당분간 봄 가뭄이 해갈될 가능성이 낮아 봄 농사 채비에 바쁜 농민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경기도 파주 화성 용인과 충남 홍성 충주등 가축 구제역이 발생한 지역은 일손은 모두 방역활동에 쏟고 있다.

또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통제상태가 이어지고 있어 영농준비를 하는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사상 최악의 산불로 인해 극심한 피해를 본 강원 영동지방의 상황은 더욱 나쁘다.

특히 강원도 고성 삼척 동해 등 산불피해가 큰 지역에선 영농장비는 물론 볍씨마저 불에 잃은 농가가 많아 준비작업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4일 대부분 산불이 잡혀 강원도와 시.군 등이 피해복구에 나서기 시작했으나 불탄 주택 등 생활기반을 마련하는데도 역부족인 상황이다.

강원도 삼척의 김태식씨는 이번 산불로 삼척 동해등 국내 최대 송이 생산지가 모두 타버릴 정도로 영농 기반이 무너졌다며 올 봄부터라도 대체작물 지원등 당국의 지원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척임협이 14일현재 파악한 송이생산농가 피해규모는 삼척지역 전체 생산농가의 70%가 넘는 1천여 농가에 이르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농림부 관계자는 "악재가 계속 이어져 농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게 현실"이라며 "영농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영농자재를 적기에 공급하고 논물 가두기,가뭄대책을 시행하는 등에 만전을 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강창동 기자 cdkang@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