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주의보가 50일가량 지속되는 가운데 전국에 산불비상이 걸렸다.

7일 강원도 고성은 4년전 사상최악의 산불로 잿더미로 변했던 악몽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또다시 산불이 나 초토화되고 있다.

강릉에서도 이날 오전 8시 50분께 사천면 석교리 공원묘지 앞 야산에서도 산불이 나 주민 1천여명이 대피하고 사천중학교가 임시휴교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충북 제천지역에서도 이날 오후 3건의 산불이 잇따라 일어나 공무원과 주민 등 2백여명이 긴급동원돼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초속10여m의 강풍이 불고 산세가 험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있다.

산림청은 이에 따라 8일부터 한달동안 전국 대부분의 등산로를 폐쇄키로 하는등 비상 대책을 마련, 산불방지에 총력을 쏟기로 했다.


<>산불발생 현황=7일 오전 1시 45분께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학야리 육군 모부대 뒤 운봉산에서 산불이 발생, 산림 4백50ha가 불타고 주민들이 긴급대피했다.

이날 불은 초속 20m의 강풍을 타고 인근 운봉리와 백촌리는 물론 죽왕면 야촌리와 삼포리, 간성읍 탑동리, 삼포 2리 삼포해수욕장 민박촌 일대까지 번졌다.

이 불로 가옥 40채와 창고 13채 등 56채가 소실되고 한우 42마리가 폐사하거나 화상을 입었다.

불길이 마을로 접근함에 따라 오전 4시 40분께 주민 대피령이 내려져 토성면과 죽왕면 10개 마을의 9백50여가구, 2천9백여명이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이와 함께 동광중학교 등 4개교가 임시 휴교해 학생 1천1백여명이 등교하지 못했다.

불이 나자 공무원, 주민 등 2천여명과 산림청.군 헬기 7대가 동원돼 진화에 나섰으나 건조한 날씨에다 바람마저 강하게 불어 불길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앞서 6일 낮 12시 35분께 고성군 현내면 송현리 모부대 관측소 북방 4km지점에서 발생한 산불이 남하하면서 명호리 통일전망대쪽으로 번지고 있으나 지뢰 매설지역이 사이에 있어 진화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한편 식목일인 5일 오후 5시40분께 충남 아산시 인주면 냉정리 영인산에서 발생했던 산불은 인주.염치.영인면 일대의 임야 70여ha를 태우고 발화 42시간여만인 7일 낮 12시께 진화됐다.

<>사태의 심각성=건조한 날씨가 50일가량 계속되고 있어 나무가 바짝 말라있다.

게다가 바람까지 강하게 불고있어 피해면적이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올들어 지난7일 현재까지 피해면적은 1천4백ha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백51건의 산불이 일어나 산림 2백81ha가 소실된데 비해 무려 5배나 피해가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단의 대책=산림청은 최근 급증하는 산불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전국 등산로 1천7백78개소 6천9백48km중 국립공원의 일부 등산로를 제외하고 등산로의 90%이상을 8일부터 내달 15일까지 폐쇄키로 했다.

폐쇄되는 주요 국립공원 등산로는 지리산 노고단-천왕봉(45km),설악산 상신리-삼불봉(3km),내장산 추령-장군봉(2km),북한산 범골-백인골(1km),소백산 신성봉-비로봉(14.7km) 등 1천5백여곳이다.

산림청은 또 방화범의 구속수사 등 산불 발생자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산림청은 이날 검찰과의 긴급 협의를 거쳐 산불 원인 제공자에 대해서는 피해면적에 관계없이 산림법에 따라 방화범과 실화범에 대해 법정 최고형을 적용해 처벌키로 했다.

산림청은 이와 함께 입산통제구역을 전국 산림의 25%에서 50%로 확대하고 허가없이 라이터 등 화기물을 휴대한 채 입산했다가 적발될 경우 과태료 30만원을 물리기로 했다.

< 강창동 기자 cdkang@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