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구제역 바이러스의 유력한 전파원으로 "황사"를 지목하자 환경과 기상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반박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방역당국은 홍성 한우의 전염병이 파주의 젖소목장과 거의 비슷한 시기인 3월19~20일께 발병했고 홍성과 파주 모두 서해안에 가까운 점을 생각하면 황사바람을 타고 구제역 바이러스가 넘어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재근 국립환경연구원장은 "한반도에 황사 같은 미세먼지나 바이러스가 도착하려면 1~3일 가량 걸린다"고 지적하고 "바이러스는 자외선 등의 살균작용에 의해 대부분 30분~1시간 이내에 소멸해 황사에 의한 발병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김옥경 국립수의과학검역원장은 "햇볕을 가려주는 짙은 안개에 저온 저기압인 날씨의 조건을 갖춘 점을 생각한다면 황사에 바이러스가 실려왔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종전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원장은 지난81년 영국에서 발생한 구제역도 프랑스에서 불어온 바람에 의해 생긴 것으로 국제수역사무국(OIE)에 보고돼 있다고 근거를 밝혔다.

그는 "전염병 발생 1주일 전인 지난 3월14~15일께 농장에 황사현상이 심했으며 15일에는 비가 내렸다"는 경기 파주의 구제역 발생 젖소농가인 김영규씨의 진술도 "황사 전파설"의 무게를 더해주고 있다.

기상당국도 3월7일께부터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황사현상이 심해졌다고 밝혔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해상으로 2백50km,육로의 경우 60km이상 바람을 타고 이동할수 있다는 사실이 학술적으로 입증돼 있다.

특히 파주에서 발견된 구제역 바이러스가 중국 대만 지역에 많은 "O형"이고 일본에서 발생한 의사 구제역도 O형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여행객,중국산 건초,야생동물,물 등의 경우 구제역을 전파했을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반면 중국의 각종 환경오염물질을 실어오는 것으로 알려진 황사가 바이러스를 실어나른 매개체로 판명될 가능성은 갈수록 높아지는 국면이다.

수의과학검역원은 이같은 논란이 일자 수의학자와 기상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역학조사위원회를 구성,오염경로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