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농가와 관련 업계에 "구제역 공포"를 몰고온 수포성 질병이 당초 발생한 농가 밖으로 확산되지 않고 있다.

괴질이 확산되지 않음에 따라 한국산 육류수입 금지조치를 취했던 일본 정부도 다시 수입을 재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지난 28~29일 소와 돼지 출하량이 급증하고 가격이 폭락하는 등 극도의 동요를 보이던 축산물 시장도 서서히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다.

그러나 정육점이나 음식점 등의 육류 소비는 급격히 줄어들어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는 여전하다.

<>괴질 확산 여부=농림부는 지난 20일 수포성 질병이 발생한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의 권수목장을 중심으로 반경 10km 안에 있는 39개 농가의 가축 1백11마리에 대해 구제역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혈청검사를 벌였다.

농림부는 "아직 최종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혈청검사에서 "음성"으로 나타나 다른 농가의 가축은 전염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김동근 농림부 차관은 "인근 농가의 가축이 아직 수포성 질병에 전염되지 않아 이번 괴질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며 "발생농가에서 10km 안에 있는 가축 9만1천마리에게는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현지를 중심으로 강력한 방역을 펴고 있어 새로 괴질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시장 동향=홍수출하로 요동을 치던 축산물 시장도 상당히 진정된 모습이다.

서울 가락동 축협공판장(도매시장)의 경우 돼지고기 kg당 가격이 29일 2천1백40원에서 30일에는 2천3백69원으로 올랐다.

돼지 출하두수(전국공판장.도매시장 합계)도 평소 1만여마리에서 지난 28일 2만5천마리까지 폭증했으나 30일에는 1만7백50여마리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쇠고기도 30일 kg당 8천2백70원에서 31일에는 8천5백24원으로 올랐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는 여전해 유통업체와 정육점 음식점 등 소매업체에는 쇠고기와 돼지고기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정육매장에선 30일 하루 매출액이 각각 20%와 12%나 줄었다.

서울 성북구 종암동 S정육점 주인은 "평소 하루 매출액이 10만원 정도였으나 "의사 구제역" 파동이후 절반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시내 갈비집들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평소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가정주부 권영숙(36.경기 과천시 별양동)씨는 "구제역에 감염된 돼지를 먹어도 인체엔 아무런 해가 없다고 하지만 웬지 꺼림칙해 육류를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책=농림부는 수출용 돼지가 시중에 쏟아지지 않도록 30일부터 수매를 시작했다.

또 괴질이 발생한 지역을 중심으로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농림부는 중국산 수입건초에 병균이 묻어들어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중국산건초에 대해 통관을 보류토록 관세청에 요청키로 했다.

북한산 건초에 대해서도 수입금지를 검토중이다.

농림부는 이번 괴질이 더이상 전염을 일으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일본에 대해 다시 한국산 육류수입을 재개하도록 요청했다.

이를위해 최용규 국제농업국장을 일본 현지에 긴급 파견,수입 재개와 관련한 협상에 들어갔다.

이에대해 일본 당국은 잠복기간 등을 감안해 수입금지 해제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 강창동 기자 cdkang@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