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의 박홍주(32.플랜트가공과 운반담당)씨는 굴삭기운전기능사 실기시험에 6번이나 낙방했다.

작년초부터 올초까지 마산(필기)과 김해(실기)까지 가서 시험을 치뤘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그동안 들어간 돈만 2백만원이 넘는다는 그는 노동부와 한국경제신문이 "근로자 1인2자격 갖기" 사업을 통해 현장에서 자격시험을 볼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박 씨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다른 근로자들도 희망에 부풀어 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는 지난달 22일 산업인력공단 경남사무소에 "1인2자격 갖기 사업"신청서를 냈다.

6천5백여명의 근로자중 1천3백58명이 현장검정에 참가할 예정이다.

현재 이 곳 근로자들이 갖고 있는 자격을 모두 합치면 7천53개.1인당 평균 1.07개꼴이다.

2개 이상의 자격을 가진 인원만 4천6백59명이다.

이 회사는 신입사원 채용때도 자격증 유무를 따지고 있다.

조선소 안의 64개 협력업체에도 이 기준은 그대로 적용된다.

협력업체의 신입사원도 삼성중공업의 기능평가를 통과하지 못하면 근무할 수 없다.

자격증을 갖고 입사해도 직종에 관계없이 6개월 과정의 기초교육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배를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용접기능을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용접실명제를 도입,실력이 떨어지는 기존 근로자는 수시로 연수원에 들어가야 한다.

이같은 노력 덕분에 이 회사의 용접불량률(작년말 기준)은 0.85%에 불과했다.

국내 경쟁업체는 물론 일본 업체의 평균 불량율인 2.0%보다 낮은 수준이다.

근로자들은 자신의 직무 수준에 어느 정도 끌어올리면 다기능 맨으로 변신해야 한다.

회사측은 개인별 "다기능관리카드"를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

시험응시 원서를 일괄 수집,접수해 주는등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이 회사는 이달말 실시될 원스톱 현장검정에 대비,"1인2자격 지원팀"을 설치했다.

모의고사와 특별교육을 통해 합격률을 최대한 끌어올릴 계획이다.

오는 2005년까지 근로자 1인당 3개씩의 자격을 갖는 "1인 3자격"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 거제도= 이건호 기자 leekh@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