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광주지방법원에서 교도관을 흉기로 찌르고 달아난
정필호(37)가 탈주 12일만인 7일 검거됐다.

정은 이날 오전 7시30분께 서울 은평구 불광1동 지하철 3호선 불광역
부근에서 경찰과 격투끝에 붙잡혔다.

경찰조사결과 정은 낮에는 서울지역 야산에서 은신하다가 밤에는
도심 부근에 내려오는 생활을 반복하면서 도피행각을 벌여온 것으로
밝혀졌다.


<>검거순간=경찰이 정의 소재를 파악하고 포위망을 좁혀 들어간
것은 이날 오전 6시.

경찰은 오전 6시10분께 정이 공중전화로 애인 전모(40)씨의 불광1동 집에
전화를 걸어오자 발신지 추적을 통해 정이 전씨 집 근처에 있는 것을 확인,
인근 파출소와 형사계소속 경찰및 전.의경을 급파했다.

오전 7시20분께 정은 경찰의 검문검색이 강화된 것을 알아차리고
출근길에 늘어선차량 중 김모(여.25)씨의 라노스 승용차를 탈취해
도주하기 시작했다.

불광1파출소 주인(29)순경은 정이 김씨의 승용차 조수석에 탄
채 불광 사거리에서 녹번역 방향으로 달아나자 공포탄 1발을 쏜
뒤 실탄 2발을 차량 앞.뒷바퀴에 명중시켰다.

정이 탈취한 차량은 사거리 부근 온누리약국 앞에서 K운수 소속
유모(45)씨의 택시와 신호등을 들이받고 멈춰섰다.

이어 정은 승용차에서 빠져나와 이모(53)씨가 몰던 오토바이 뒷자리에
올라타고 10m가량 달아나다 길바닥에 떨어진 뒤 김모(61)씨가 몰던
택시에 옮겨타고 녹번역 쪽으로 달아났다.

뒤쫓아온 주 순경은 출근길 교통정체로 택시가 진행하지 못하는
틈을 타 택시기사에게 흉기를 들이대고 있던 정에게 접근,실탄 1발을
추가로 발사했으며 정이 총소리에 놀라 움츠리는 사이 택시 밖으로
끌어내 격투를 벌이다 권총으로 머리를 내리쳐 검거하는데 성공했다.

<>도주행각=경찰조사 결과 정은 지난달 25일 서울 평화시장에서
달아난 뒤 서울지역 야산등을 돌아다니면서 은신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은 낮에는 산 정상 및 계곡에서,야간에는 동굴 등에 숨어 지내면서
라면과 빵으로 끼니를 때우는 생활을 해왔다.

특히 정은 경찰의 검문검색망을 피하기 위해 수시로 옷을 갈아입고
안경 등을 착용하면서 도주행각을 벌여왔다.

경찰은 검거당시 정이 입고있던 옷이 평화시장에서 구입한 옷과는
다른 것으로 밝혀져 정이 은신과정에서 절도행각을 벌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은 경찰 조사에서 "탈주당시 교도관을 흉기로 찌른 당사자는 노수관과
장현범"이라고 말해 앞서 잡힌 노와 장의 진술과 상반되는 주장을
하고 있다.

경찰은 검거 직후 정을 인근 청구성심병원으로 옮겨 치료한 뒤
탈주경위와 도피경로 등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이날 오후 광주교도소로
넘겼다.

< 양준영 기자 tetriu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