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가 필요한 자격증을 사업장에서 직접 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근로자 1인 2자격 갖기 사업"이 노사 양측으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따라 사업장내 교육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생산성 향상, 노사화합 등의
연쇄 효과까지 기대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 엔지니어링사업부 소속 근로자 24명은 6일 중앙일보 서울
연수원에서 협력업체인 덕양티엔에스 광명이엔지 삼신스페이스원의 근로자
24명과 함께 소방설비기사(기계)소방설비산업기사(전기)등 4개 종목의 국가
기술자격증 필기시험을 치뤘다.

평소에 빌딩관리를 같이 담당하는 만큼 업무에 필수적인 자격증도 동시에
따는게 좋다는 판단에서였다.

에버랜드는 여러 빌딩에서 응시자들이 근무하는 특성을 감안, 사내 인터넷
전산망인 "e-kiss"를 통해 궁금하거나 의문나는 사항을 사내 전문가들이 답변
해주는 등 사이버 교육을 실시했다.

이창운 과장(45.삼성화재 본사 관리소장)은 "부담감이 컸지만 평소 익숙한
공간에서 동료 직원들과 시험을 치러 많은 도움이 됐다"며 "다기능을 보유한
지식근로자가 되기 위해 차후 실시될 다른 자격증에도 계속 응시하겠다"고
다짐했다.

박건수 대리(34.품질안전팀)는 "지원 사실이 알려진만큼 반드시 합격하기
위해 업무가 끝난 뒤 스터디그룹까지 결성해 매일 2시간이상 공부한 직원이
많았다"며 "모 직원은 퇴근한 다음 독서실로 직행해 자정을 훨씬 넘기고서야
귀가해 부인으로부터 칭찬을 듣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에버랜드는 올해 1인 2자격증 시험을 3차례 더 실시할 예정이다.

또 자격증 취득자에 대한 격려금도 높여 2003년까지 1인 3자격을 갖도록
유도키로 했다.

충남 서산에 위치한 삼성종합화학 현대석유화학 비오씨가스코리아 근로자
1백24명도 이날 오전 삼성종합화학 사내 교육장인 성학관에서 가스기사
보일러산업기사 위험물관리산업기사등 10개 종목에 걸쳐 필기시험을 봤다.

3사의 교육담당자들은 지난달 중순 만나 "회사별로 필요한 자격증이 유사한
만큼 같은 장소에서 한꺼번에 시험을 보자"고 합의했다.

삼성종합화학의 장정권 주임(31.인사팀)은 "그동안 직원들이 개별적으로
자격증을 따려면 필기시험은 홍성에서,실기시험은 천안에서 봐야했다"며
"인력공단의 출장 검정서비스로 비번시간을 틈내 회사내에서 평소 희망했던
자격증에 응시할 수 있게돼 근로자들의 호응이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1인 2자격 갖기 사업의 성과는 합격률 상승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한보철강 당진제철소 근로자 72명은 지난달 23일 사내에서 천정기중기운전
기능사 필기시험에 응시했다.

이중 91.67%가 붙어 지난해 같은 종목 전체 평균 합격률(54.8%)보다 훨씬
높았다.

< 최승욱 기자 swchoi@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