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10시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있는 선경정보처리학원.

세명의 직원이 모두 전화기를 붙들고 있다.

"버스 3백28번 종점 근방입니다", "3월 수강신청은 끝났어요".

직원들은 이런 답변을 수없이 반복하고 있다.

이 시각 걸려온 전화는 주부들이 인터넷 교육에 관해 묻기 위한 것.

정통부가 지난 15일 이 학원을 포함, 전국 7백69개 학원을 주부 인터넷
교육기관으로 지정한 뒤 지정학원에는 연일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선경정보처리학원의 김승집 원장은 "접수가 시작된지 이틀만에 3월 수강
신청 접수가 끝나 지금은 4월 수강신청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원장은 "인터넷에 대한 주부들의 관심이 이렇게 뜨거울 줄은 몰랐다"면서
"사회 전반의 인터넷 분위기에 편승함으로써 소외되지 않으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서울 강북구 수유3동에 있는 북부정보처리학원도 마찬가지.

이 학원도 이틀만에 3월 수강생 1백80명 접수를 마쳤고 4월 수강생 접수도
끝나가고 있다.

이 학원 김현경 교무실장은 "수강신청자중에는 30대 주부가 가장 많고
60대도 의외로 많다"고 말했다.

또 "30대 주부들은 주식투자나 인터넷쇼핑 등 생활에 활용하기 위해
인터넷을 배우려 하고 나이가 많은 주부들은 자식들한테 따돌림당하지
않으려고 이곳을 찾는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이 학원을 찾은 주부 김선희씨(35, 수유1동)은 "당장 배우고
싶었는데 4월부터 배우게 돼 너무나 아쉽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기를 누구에게 맡기고 학원에 나올지 걱정"이라면서 "인터넷을
배워 회사에 나간 남편에게 E메일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주부 인터넷 열기는 두 학원 뿐이 아니다.

인터넷 수강신청을 하려고 아침 일찍 몰려와 학원문을 열기도 전에
줄을 서는가 하면, "4월은 안된다"며 수강하는달을 3월로 바꿔달라고 한없이
졸라대는 주부도 적지 않다.

서울 강남에 있는 한 학원의 관계자는 "수강신청을 받기 위해 줄을
세워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문의전화 때문에 도무지 일을 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말했다.

정통부가 추진하는 한달 과정의 주부 인터넷 교육 프로그램은 컴퓨터
기초지식, 윈도98 활용, 인터넷 활용, 전자우편 활용, 인터넷 유해정보 차단,
정보검색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교육에 관한 안내는 정통부 홈페이지(www.mic.go.kr)나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www.ked.co.kr) 취재후기에 게재되어 있다.

정통부 정보화기반과 장광수과장은 "남궁석 전 정통부장관 부인도 남편처럼
미국에 있는 딸과 매일 E메일을 주고받기 위해 지난해 서둘러 인터넷을
배웠다"면서 "인터넷을 배우려는 주부들의 동기는 다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통부는 주부 인터넷 교육에 관한 열기가 전국으로 확산됨에 따라 후속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여건상 인터넷 교육이 곤란한 23개 시.군.구에서는 우체국
정보교육센터나 지방자치단체 교육장을 활용해 인터넷 교육을 실시키로 했다.

< 김광현 기자 kh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9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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