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한파로 한때 주춤하던 해외여행객들의 양주 반입이 경기 회복세를 타고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13일 김포세관에 따르면 작년 한햇동안 입국자들이 "1인당 1리터 이하,
금액기준 4백달러 이하"인 기준을 초과해 들여오다 적발돼 휴대품 보관창고에
유치된 양주는 모두 4만4천6백53병에 달했다.

이는 하루 1백22병 꼴로 1998년(8천1백3병)에 비해 5.5배나 급증한 것이다.

IMF 사태 이전인 1997년(1만5천1백64병)과 비교해도 3배에 달한다.

김포공항 국제선 1.2청사 보세구역내 휴대품 보관창고 양주코너에 쌓인
양주들의 주종은 "발렌타인 17년산"(면세가격 47달러)이다.

면세가격 기준으로 8백50달러(한화 1백2만원)나 되는 "루이13세"도 8병이나
된다.

7백50달러(한화 90만원)짜리 "까뮈 크리스탈"과 인삼을 넣은 중국산 뱀술
등도 유치됐다.

세관의 한 관계자는 "예전의 경우 루이 13세 같은 제품은 워낙 귀해 한
병만 들여와도 화제가 될 정도였는데 요즘에는 심심치 않게 들어온다"며
"어떤 여행자는 값싼 다른 양주병에 루이13세를 담아서 들여오다 적발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유치된 양주는 대부분 반입자가 세금을 물고 찾아가지만 찾아가지 않은
것들은 일반에 공매되는데 세관은 지난해 두차례 열렸던 양주 공매를 올해는
물량 증가를 감안, 분기마다 할 계획이다.

김포세관의 황규철 휴대품 통관 국장은 "경제위기로 사라졌던 해외
여행객들의 과소비 풍조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 김문권 기자 mk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