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21일 오후 4시 경기도 안산시 목내동 대덕전자 교육실.

생일이 1월인 사원 28명을 위한 단체 생일잔치가 벌어졌다.

4개의 테이블마다 과일과 튀김 과자 김밥 떡 등이 차려졌다.

참석한 임직원들은 생일축하 노래를 함께 부르고 축하 케이크를 잘랐다.

전국의 3개 공장과 구미영업소 등에서 모두 모이기 때문에 할말도 많게
마련.

연신 "건배"가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책과 부모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할 카드를 받고 현장으로
복귀했다.

1985년부터 시작된 생일행사는 매월 두차례씩 열린다.

인쇄회로기판(PCB) 전문생산업체의 특성상 2주마다 주야간 근무조가
바뀌기 때문이다.

창업주인 김정식 회장은 71세의 나이에도 지난 90년부터 매달 두세차례씩
직원 20여명과 돌아가며 "삼계탕 간담회"를 열고 있다.

전 사원이 6백50명인만큼 최소한 2년에 한번꼴로 회장의 경영철학을 들을
수 있다.

"열린 경영"은 이뿐만 아니다.

1983년부터 분기마다 한번씩 노사협의회를 갖고 경영 및 영업 정보를
노사가 공유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는 생산성 향상 방안과 고충사항, 복지향상 방안 등에 대해서도
협의를 한다.

대덕전자는 모든 사원이 회사주식을 갖도록 유도하고 있다.

1988년 상장이후 4회에 걸쳐 2천5백22명에게 3백80만8천2백79주를 배정
했다.

그중 2회는 김 회장이 갖고 있던 주식을 30%가량 할인한 가격에 나누어
주었다.

주식대금은 사내 근로복지기금에서 무이자로 빌려주었다.

현재 사원 1인당 평균 4천주 가량을 가지고 있다.

이같은 회사의 배려에 호응, 노조도 지난 98년에는 별도의 교섭없이
임금동결을 받아들이고 퇴직금 중간정산제도 일시 중단했다.

큰 짐을 덜게 된 사장과 임원진은 6개월가량 해외에 머물며 바이어로부터
주문을 따냈다.

김희경 경영기획실장은 "지난해 순이익이 2백70억원 가량으로 98년보다
48%이상 늘어났다"며 "초박판.초미세회로기판을 만들 수 있는 빌드-업
(Build-Up)을 적용한 제품의 비율이 높아지는 데다 고다층 PCB 주문도
늘어나고 있어 올해도 큰 폭의 신장이 예약돼 있다"고 말했다.

< 최승욱 기자 swchoi@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