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생명(대표 최병수)이 다음달로 예정된 동아생명 인수합병을 앞두고
감자와 함께 본사의 서울이전을 추진, 지역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사고있다.

18일 금호생명에 따르면 오는 2월초 동아생명 인수합병에 앞서 2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50% 감자와 본사의 서울이전을 결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소액주주들은 금호생명이 경영부진에 관한 사전설명도 없이 감자와
본사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소액주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금호생명이 창사이후 12년동안 단 한차례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것은 물론 1천3백억원대의 본사빌딩을 무리하게 짓는 등 방만한
경영으로 누적적자가 1천8백억원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동아생명 인수합병을 위해 감자가 불가피하다면 경영부실을 책임지는
자세로 대주주와 소액주주를 구분, 차등감자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소액투자자 박모씨는 "금호생명이 지난해 거액의 경영손실을 내고도 경영진
교체는 커녕 임원퇴직금을 인상하는 방만한 경영을 했다"며 "이는 부실경영의
책임을 소액투자자에게 떠넘기는 처사"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금호생명 관계자는 "동아생명의 경우 1조원이 넘는 공적자금투입
으로 재무상태가 건전해진 반면 금호생명은 부실이 심해 감자가 불가피하다"
며 "차등감자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생명은 지난 88년 지역상공인과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설립됐으며
금호석유화학과 금호산업 등이 84.64%의 지분을 갖고 있다.

<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