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천년엔 선진 금융기법과 함께하는 벤처투자를 지켜봐주십시오"

한국기술투자(KTIC)의 이정호(35) 구조조정사업부 팀장.

벤처캐피털 업계에서 아직 그리 많이 알려진 이름은 아니다.

하지만 그의 최근 행적을 살펴보면 만만찮은 유망주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영남대와 연세대 대학원에서 국제경제학을 전공한 이 팀장의 경력은
화려하다.

그는 프랑스 파리바 은행과 파리국립은행에서 지난 88년부터 95년까지
외환딜러와 파생상품팀장을 지냈다.

기업금융팀장으로 대기업 여신을 책임지기도 했다.

지난 96년엔 로이터통신 한국지사에 최연소 부장으로 스카우트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그가 외국계 기업에서 국제금융 분야의 전문가로 능력을 인정받은
이유는 간단하다.

뛰어난 외국어능력과 리더십 덕분이다.

그는 학창시절 코리아헤럴드와 영남대에서 각각 주최한 영어웅변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경력이 있는 언변가다.

또 영어는 동시통역, 불어는 순차통역이 가능할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다.

한마디로 국제화 시대에 걸맞는 인물이다.

물론 외국어 실력은 거저 얻어진 것은 아니다.

영어 불어를 익히기 위해 그야말로 "미친 듯이" 공부했다.

그는 팀 리더로서의 역할도 훌륭히 해내는 인물로 꼽힌다.

태스크포스를 맡으면 구성원들의 심중을 정확히 읽고 그들과 함께 호흡하는
능력을 가졌다는 것.

그런 그가 벤처금융 시장으로 뛰어든 것은 지난 99년초.

KTIC의 서갑수 사장은 그의 가능성을 한눈에 알아채고 영입을 결정했다.

그 후 이 팀장은 KTIC를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로 등록시키는 일을 멋지게
처리했다.

금융전문가인 그가 만든 벤처시장 및 사업성 분석자료가 매우 유용했다는
후문.

또 기업구조조정 펀드를 모집하는 일에서도 주역을 담당했다.

사업설명회와 광고 등의 전략을 짜고 설득력있는 운용계획을 투자자들에게
알린 것.

결국 "KTIC리스트럭처링 펀드"는 2천억이 넘는 투자자금을 단 2주일만에
끌어들이는 대성공을 거뒀다.

새 천년을 맞아 그는 야심을 다지고 있다.

자신의 강점인 국제금융 감각을 살려 해외 투자기관들과 공동 투자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 팀장은 "벤처캐피털 시장에 더 이상 국경은 없다. 새 밀레니엄엔 한국
투자기업들을 나스닥에 무더기로 상장시키겠다"라는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 서욱진 기자 ventur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