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3백80점 이상 최상위권 학생들의
점수가 2~3점 가량 떨어지는 반면 3백50점 이상 상위권층은 평균 5점 정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고득점자층이 상당히 두터워지면서 특차시험의 경쟁률과
합격선이 치솟을 전망이다.

18일 수능시험을 가채점한 일선고교와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시험에서는 언어영역을 제외한 수리탐구와 외국어가 대체로 쉽게 출제돼
전체 평균점수는 다소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가채점 결과 3백20점 이상의 점수를 얻은 수험생들이 학교마다
1백50~2백명에 이르고 이중 상당부분이 3백50~3백80점대에 몰렸다.

서울 강남 경기고의 경우 평소 모의고사 성적이 3백60점대인 학생들은
이번 수능에서 평균 5점 가량 올라간 반면 3백80점대 이상의 고득점 학생들은
언어영역이 까다로워 1~3점 내려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인근 서울고 역시 대체로 3백60점대의 중상위권 학생들의 점수가 소폭
상승한 반면 3백70점대 이상의 학생들은 다소 하락, 3백60~3백70점대에서
극심한 혼전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2백50점~3백40점대 수험생들은 지난해에 비해 평균 10점 정도
상승하는 등 중상위권과 중위권 학생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한편 내신성적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외국어고 과학고 등 특목고 수험생들은
수리탐구I이 쉽게 출제된데다 일반계 고교 수험생들의 수능성적이 상승함에
따라 이번 입시에서 다소 불리할 것으로 입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평소 모의고사 평균이 3백85점대인 서울과학고의 경우 만점자가 여러명
나올 것으로 기대됐으나 언어영역이 어려워 만점자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잠정 확인됐다.

이화여고 김형구 교감은 "전체적으로 지난해보다 시험이 쉬워 상위권
학생들은 1~2점 차이도 상당히 큰 격차로 나타날 것"이라며 "결국 논술시험과
면접이 당락을 가르는 주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김광현 기자 kk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