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선물세트가 동났다.

생활용품 식료품 등 개당 3만원 안팎의 중저가대 세트를 중심으로 기업들의
단체선물 주문이 폭증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일부 메이커들은 만들어 놓은 선물세트가 다 팔려나가자 서둘러
추가생산에 나서는 등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백화점 등 대형유통업체들도 추석특별판매 행사 첫날인 14일 하루 매출이
지난해 같은 싯점보다 30% 가량 늘어나는 등 대목특수를 만끽하고 있다.

선물세트가 날개돋힌듯 팔리고 있는 것은 IMF여파에 시달린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경기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기업들이 종업원과 거래선을 위해
대량구매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의 경우 올 추석대목 생활용품 선물세트 매출을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2백60억원으로 잡았으나 주문이 밀려들면서 이미 3백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2백20억원에 비해 40% 가량 늘어난 규모이다.

태평양도 주력제품인 1만3천~2만4천원대의 중저가 생활용품세트를 당초
판매목표치 1백30만세트에서 10만세트 늘려잡았다.

화장품도 마찬가지이다.

이 회사는 올해 목표치를 1백만세트로 잡았으나 특약점과 전문점 등으로
부터 주문이 급증하자 20만세트 추가 생산에 돌입했다.

제일제당은 작년보다 36% 많은 1천50만세트를 준비했다가 예상외로 빨리
동나자 최근 1백50만세트를 더 만들었다.

식용유세트는 당초 5백만개에서 1백만개를 늘렸다.

종합선물세트도 25만개 추가생산했고 참기름과 육가공품도 각각 15만세트와
10만세트 늘렸다.

오뚜기 역시 식용유 참기름 참치 등 추석선물세트 25만개를 긴급히 추가
생산했다.

대상은 지난해보다 3배가 넘게 준비한 1백50만세트를 모두 팔아 최근
36만세트를 더 만들었다.

식용유세트는 30만세트 늘렸고 햄세트와 김세트도 각각 4만세트와 2만세트
를 추가했다.

신동방은 참기름세트 20만개가 동나 5만세트를 늘렸다.

동원산업은 51종 4백60만세트의 선물세트를 준비했으나 참치 참기름 등
인기품목에서 이미 10여종이 품절됐다.

롯데햄.롯데우유는 작년 추석(30만세트)에 비해 67% 많은 50만세트의
육가공품 선물세트를 제작, 모두 팔았다.

선물특수는 중저가 품목에만 그치지 않고 있다.

양주 등 일부 고급선물에도 특수바람이 불고 있다.

두산씨그램의 경우 시바스리갈 20만 세트를 준비했으나 주문이 폭증,
공급난을 겪고 있다.

가장 비싼 18년산 세트의 인기가 높다.

발렌타인 17년산도 물량이 달리고 있다.

국산 위스키인 임페리얼 딤플 등도 마찬가지다.

딤플과 조니워커 세트를 내놓은 하이코스트의 경우 추석판매 목표를
4만2천세트로 세웠으나 14일까지 이미 3만2천세트가 팔려나갔다.

백화점 등 대형유통업체들도 신바람이 났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14일 특판행사 하루 매출이 12억여원으로
지난해보다 36% 늘어났다.

현대백화점 서울 4개점도 하루 매출액이 42억9천만원으로 지난해보다 20%
증가했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백화점들은 지난해보다 30~40% 늘려잡은 올해
추석판매목표치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생활건강의 윤성환 부장은 "재고물량이 유통업체등으로 다 출고된
상태여서 실제 매출이 어떨지를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유통업체들이 선물세트
는 신중하게 주문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추석경기가 살아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