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제규 감독 약력 ]

<>61년 경남 마산
<>중앙대 연극영화과
<>데뷔작 "은행나무침대"(96년)
<>"쉬리"(99년)
<>시나리오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 "게임의 법칙" "장미의 나날"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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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규필름의 강제규(38) 감독이 "제2의 쉬리" 제작에 시동을 걸었다.

"제2의 쉬리"는 한국영화사상 최고의 흥행돌풍을 일으킨 영화 "쉬리"의
뒤를 이을 작품이란 뜻에서 이름붙인 기획프로젝트.

21세기 한국영화의 앞길을 밝혀 줄 주역이란 기대와 희망이 함축돼 있다.

첫걸음은 일단 순조롭다.

최근 한솔PCS가 25억원의 제작비를 지원키로 약속했다.

돈벌이를 목적으로 한 "투자"가 아닌 "대가성 없는 지원"이다.

창작과 자본의 이상적 결합이다.

강감독으로서는 또 하나의 "흥행폭탄"제조에 필요한 자양분을 공급받은
셈이다.

강감독의 당면과제는 이야기만들기.

좋은 영화의 전제조건은 시나리오 작성이다.

그는 할리우드식 집단창작시스템을 구축, 개개인의 독창적 아이디어를
결집함으로써 이야기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양질의 영화를 만들기 위해선 이야기구조가 탄탄해야 합니다. 역량있는
시나리오 작가와 감독을 공모해 집단창작시스템을 뿌리내리려는 이유가 거기
에 있지요. 다음달 중순께 최강의 드림팀 구성을 마치고 제2의 쉬리
프로젝트를 구체화 해 나갈 겁니다"

소재는 쉬리의 개봉종료 시점부터 생각했지만 아직 결정하지는 못했다.

쉬리 같은 액션물이 될 수도 있고 멜로, 호러, 미스테리물이 될 수도 있다.

작품의 규모는 최소한 쉬리 이상이다.

최대 2백억원 규모의 영화로 크랭크인할 수도 있다.

"내수시장의 규모는 이미 확인됐습니다. 이젠 해외시장까지 고려해서 영화를
만들어야죠. 미국 일본 등지의 배급업체와 합작 또는 제작지원 등의 협의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들과의 협의가 끝나는 대로 새영화의 규모를 확정할 계획
입니다. 분명 아시아는 물론 세계 전역을 대상으로 한 큰 영화가 될 겁니다"

해외시장에서의 흥행성공에 대한 용기는 쉬리를 통해 얻었다.

최근 캐나다와 미국현지에서 쉬리를 선보여 현지 배급업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것.

중장기적으로 이들 배급업자들과 합작, 자신의 영화를 세계시장에 뿌린다는
논의를 성사직전 단계까지 진척시켰다.

"쉬리를 만들 땐 해외배급에 다소 소극적이었습니다. 이젠 공격적 자세로
세계시장을 뚫어야 합니다. 우리영화의 질이 그만큼 좋아졌고 성장 잠재력도
충분합니다"

그는 그러나 한국영화의 도약을 위해 제작기반을 더욱 탄탄히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화계의 토착자본 축적이 필수적이란 설명이다.

"올해 한국영화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30%를 웃돌 겁니다. 경이적인
수치지요. 할리우드에서도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낙관하기엔
이릅니다. 언제든 원점으로 돌아가 자멸상황에 처할수 있습니다. 아직
자기자본으로 경쟁할 수 있는 힘이 비축돼 있지 않은 형편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와관련해 현행 스크린쿼터제의 유지를 거듭 주장했다.

스크린쿼터제는 한국영화의 성장을 지지해 줄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란
생각이다.

"자국영화 점유율이 이탈리아 15%, 독일 10%,캐나다는 5%선에 불과합니다.
할리우드 자본의 공세에 무너진 탓이지요. 이들 나라들이 왜 스크린쿼터제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지 인식해야 합니다"

< 김재일 기자 kji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