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신부 3명이 천주교 사제로서는 처음으로 독립유공자에 선정됐다.

국가보훈처는 제54주년 광복절을 맞아 일제시대 제주도에서 항일운동을
하다 옥고를 치렀던 골롬반 외방선교회소속 아일랜드 사제 패트릭 도슨
(1905~1989), 오스틴 스위니(1909~1980), 토마스 라이언(1907~1971)에게
건국훈장을 추서했다.

도슨 신부는 4등급에 해당하는 "애국장" 포상자로, 스위니와 라이언 신부는
5등급에 해당하는 "애족장" 포상자로 각각 결정됐다.

이들은 15일 나머지 1백71명의 독립유공자와 함께 훈.포장을 받는다.

서훈식은 국가보훈처 제주지청에서 열리며 오기백 골롬반 외방선교회
한국지부장이 고인들 대신 훈장을 전달받는다.

1934년 제주본당(현 제주교구 중앙주교좌본당)으로 파견된 도슨 신부는
신자들에게 일본이 패전할 것이라는 등의 말을 하며 독립심을 고취하다가
42년 일제에 의해 체포돼 5년형을 선고받았다.

36년 서귀포 서홍본당에 부임한 스위니와 34년부터 서귀포본당에서
봉직하던 라이언 신부 역시 신도들에게 항일의식을 불어 넣다가 42년 체포돼
2년씩의 옥고를 치렀다.

42년 광주지방법원의 판결문에 따르면 이들은 38년부터 41년 사이에
성당이나 사제관에서"일본의 승전보가 가짜"라며 일본군의 전황을 전하거나
"일본이 머지 않아 패망하고 우리나라가 독립할 것"이라고 얘기해 국가보안법
군기밀보호법 육해군형법 등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당시 신부들과 함께 독립정신 고취에 나선 강붕해.김중현.이응범.하성구
등 신자들도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이들 가운데 9명은 지난 93년 건국훈장 애족장과 건국포장을 받았다.

< 양승현 기자 yangs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