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원에게 지난 5월말 2억9천2백만원을 빼앗긴 피해자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모빌라에 사는 예식장업자인 김모(54)씨인 것으로 19일 밝혀졌다.

또 신은 탈출후 서울까지 타고간 택시운전사에게 탈옥수라는 사실을
털어놓은 뒤 청원분기점부터는 자신이 직접 택시를 운전했으며 경남 진주와
합천, 전북 정읍 등에도 출몰했던 사실이 새로 밝혀지는 등 탈출이후 행적에
대한 수사가 활기를 띠고 있다.

<> 거액 강탈의 실체 = 경찰은 19일오후 3시에 가진 중간수사결과 발표에서
"지난 5월31일 신창원에게 인질극을 당해 2억9천2백만원을 강탈당한 사람은
예식장업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자를 상대로 조사를 벌인 결과 "신창원의 위협으로 경찰에
신고하지 못한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서울강남의 무역센터 인근에서 대형 예식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부동산 등을 대규모로 보유한 막대한 재산가로 알려졌다.

경찰은 당시 정황으로 미루어 김씨의 돈이 불법자금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경찰은 "신창원이 지난 지난 5월31일 새벽 0시30분 서울 강남구 청담동 김씨
의 빌라에 들어가 인질극을 벌여 양도성예금증서(CD)를 매각한 2억5천만원
등 2억9천2백만원을 빼앗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당시 빌라에 김씨 부부와 초등학교 6학년인 딸, 갓난아기가
있었으며 김씨와 가정부 등 3명을 쇠사슬로 묶어 인질로 잡고 부인(46)과
딸을 은행에 보내 CD를 현금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신창원은 20억원을 요구하다 5억원 어치의 CD만 현금으로 바꿔 오라고
했으며 김씨의 아내가 장기신용은행과 신한은행 제일은행 등 3개 은행에서
2억 5천만원 어치를 현금으로 찾아왔다.

신은 이 돈과 집안에 있던 현금 4천만원을 김씨의 BMW승용차 트렁크에 넣고
김씨와 자녀 1명을 데리고 4백m 가량 간 뒤 이들을 내리게 하고 승용차를
몰고 가다 차를 버리고 달아났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신창원이 다녀갔다는 것을 경찰이 알게 되면 경찰서
도 당하고 애들도 다친다고 협박해 신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 여죄 확인 = 경찰은 자동차 번호판 절도 6회와 금품절도 5회 등 11회의
추가범행을 밝혀내는 등 17곳에서의 행적을 확인, 관할 경찰서를 통해
피해자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

신은 97년 2월19일 새벽 충남 천안시 다가동 김모(35)씨의 집에 침입,
주민등록증과 면허증 현금 3만원과 엑셀승용차를 훔쳤고 같은달 28일과 3월
4일에는 각각 청원군과 청주시에서 차량번호판을 훔치는 등 절도행각을 일삼
았다.

그해 8월에는 서울 강남구 서초동 이모(45)씨 집에서 롤렉스 손목시계와
5부짜리 다이어몬드 반지 1개 등을 훔쳤으며 같은해 12월 정읍시에 나타나 뉴
그랜저 승용차에 불을 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 부산 = 김태현 기자 hyun11@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