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당시 조선과 명, 일본 3국간 강화조약 체결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했던 조선사절단(통신사)의 부사가 쓴 일기가 일본에서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간사이 지방의 한 고서점에서 발견된 "동사록"이란 이름의 이 일기는
지난 1596년 7월 통신부사로 임명돼 일본에 갔던 박홍장(당시 38세)이 쓴 것.

이 일기는 박홍장이 정사인 황신과 함께 방일중 겪은 일들을 매일매일 잘
정리해 놓아 당시 일본의 모습이나 한일관계 등을 보여주는 1급사료로 평가
받고 있다.

박홍장은 일기에서 부산과 오사카, 사카이를 왕래하며 보고 들은 일본의
모습과 사절단에 배려를 아끼지 않았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가신 고니시
유키나가 등 일본 무장들의 모습을 자세하게 기록했다.

특히 방일 직전에 일어난 게이죠 대지진의 피해 상황과 2개월 후에 일어난
여진 등에 대해 상세히 기록했다.

당시 통신사 기록으로는 정사 황신이 쓴 "일본왕환일기"가 널리 알려져
있는데 동사록은 왕환일기와 지명과 일자등이 일치하면서도 왕환일기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들이 포함돼 있어 높이 평가받고있다.

일기를 감정한 교리쓰 여자 대학의 기타지마 만지 교수는 "정확히 말하면
이 일기는 박홍장이 사망한 지 60년 후에 다시 베껴쓴 것"이라고 말했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 kimks@dc4.so-net.ne.j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