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로비" 의혹사건은 실체가 없는 단순해프닝으로 끝나게 됐다.

그러나 로비설을 꺼낸 한나라당 이신범의원과 중앙일보를 상대로 한 고소와
소송이 잇따라 제기돼 사건은 새로운 국면으로 번지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지검 특수1부(이훈규 부장검사)는 23일 "신동아그룹
최순영 회장측이 산 운보 김기창화백의 그림은 로비용이 아닌 것으로
결론지었다"고 밝혔다.

수사결과는 24일 발표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최회장이 지난 92년부터 "63 동양미술관(가칭)" 건립을
추진해왔으며 이 과정에서 유명화가들의 그림을 수집해온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회장이 운보의 그림을 사들인 것도 미술관 건립에 따른 대한생명
의 자산투자차원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63빌딩 지하2층 대생창고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운보화백
그림 2백3점과 최회장이 작년 3~10월 구입한 겸재 정선의 산수화 등 고서화
47점(12억7천만원)이 전량 보관돼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김기창화백의 아들 김완씨가 최회장의 부인 이씨에게 기증한 우향 박래현
의 그림 87점이 보관된 서울 양재동 횃불선교센터에 대한 압수수색도 실시해
모두 보관돼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편 박지원 문화관광장관, 김중권 청와대비서실장, 천용택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한나라당 이신범의원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지검에
고소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이 의원이 기자들에게 그림로비 의혹을 제기하면서
고소인 부인들이 그림을 받았다고 말하는 등 허위사실로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형자씨도 그림로비 사건을 제기한 중앙일보 기자를 상대로 20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 손성태 기자 mrhan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