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예술적 소양이나 문화를 보면 한국은 디자인에 승부를 걸어야
합니다. 이번에 일본을 다녀와서 더욱 그런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최근 3박4일간 일본의 도쿄 나고야 오사카 등으로 "디자인 기행"을 다녀
온 이청승 한국폴라사장(54).

"미술대학 출신의 회장품회사 경영인"으로 유명한 이 사장은 이번 여행에서
한국이 디자인 강국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게 수확이었다고 말했다.

그가 다녀 온 디자인 기행은 국제산업디자인대학원(IDAS)의 고위정책과정인
뉴 밀레니엄코스의 하나로 기획된 테마 여행.

이번 기행엔 박판제 국제산업디자인대학원 총장을 비롯해 강성모 린나이
코리아 사장, 김일섭 삼일회계법인 부회장, 배중호 국순당 사장, 안종만
도서출판 박영사 대표 등 모두 20명의 수강생들이 참가했다.

이들은 나고야의 국제디자인센터, 도요타자동차 박물관, 마쓰시타전기디자인
센터 등 일본의 주요 디자인 기관들을 두루 방문했다.

"일본의 다지인은 마케팅적 디자인이더군요. 예술적 디자인에 강한 이탈리아
와 대비되는 것입니다. 일본 디자인의 경우 소비자가 그 물건을 갖고 싶도록
만드는 면에선 우수하지만 예술성은 좀 떨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이에 비해
고려청자를 만들었던 한국은 예술적이면서도 상품가치가 있는 디자인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그동안 산업화과정에서 신경을 못 썼던 디자인이지만 한국도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가능성은 무한하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최근 정부와 기업을 중심으로 디자인의 중요성이 재인식되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그는 평가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디자인 경쟁력을 강조하고 대기업 총수들도 디자인
개발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는 건 상당히 좋은 징조입니다. 이제 한국에도
디자인 개화 시대가 열린다는 느낌입니다. 앞으론 정부와 기업뿐 아니라
소비자인 일반 국민들도 디자인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그 나라의
디자인 수준이 올라 갈 수 있지요"

국제산업디자인대학원의 이사도 맡고 있는 이 사장은 디자인에 대한 나름의
철학이 분명하다.

지난 63년 홍익대 미대 1학년 시절 "디자인도 하나의 첨단기술"이란 신념을
갖고 "(주)현우"라는 디자인 편집대행 회사를 차렸을 정도.

그는 지난 86년 일본 폴라(POLA)사와 50대 50 합작으로 만든 "한국폴라"를
경영하면서도 "베세토(BESETO)"라는 광고디자인기획사를 운영할 정도로
디자인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개인 작품전을 열 정도로 그림 그리는 작업에도 열심인 이 사장은 인터뷰
말미에 개인적인 신조이자 회사의 사훈이기도 하다며 그다운 말을 남겼다.

"깨끗하지 않으면 아름답지 않고, 자연스럽지 않으면 완전하지 않다"

< 차병석 기자 chabs@ >

< 이청승 사장 약력 >

<>45년생
<>63년 용산고 졸업
<>63년 홍대 미대 미술학부 동양화과 1학년 대학때 (주)현우 창업
<>86년 한국폴라 창립
<>97년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
<>98년 한국국제산업디자인대학원 이사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