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의 6월 파업투쟁 열기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고관부인들의 "옷 로비 의혹"에 이어 검찰간부의 "파업 유도" 발언이 터진
게 악재다.

이로인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총파업 강행을 선언하는 등 춘투 이후
비교적 안정됐던 노사관계가 뿌리채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로따라 회복세를 보이던 한국경제가 다시 좌초할 위기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노동계에선 특히 사법당국이 노동정책을 공안적 차원에서 다뤄 왔고
구조조정이 의도적으로 진행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두 노총은 시민단체와 연계해 <>철저한 진상규명 <>고위공직자 비리조사처
신설 <>부패방지법 제정 <>일방적 구조조정 중단 등을 요구하며 기세를
높이고 있다.

동시에 임금 및 근로조건을 IMF(국제통화기금)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
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노동계 동향 =한국노총은 9일 오후 전국 24개 산별 조직담당자회의를
갖고 검찰의 노동탄압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개별사업장의 단체협약을 무시한채 인원 감축 등을 지시했다는 이유
(노동조합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혐의)로 진념 기획예산처장관을 서울지검에
고발했다.

노총은 오는 12일 부산역 광장에서 99년도 임금및 단체협상 투쟁 승리를
위한 노동자 결의대회를 열고 13일에는 사회보험료 과잉부담저지를 위한
노동자시민대회를 가질 계획이다.

16일 오후엔 서울역광장에서 시한부파업 집회를 강행한 뒤 26일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연맹도 10일을 전후해 현재 임단협및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사가 대립중인 한국중공업 강원산업 통일중공업 등 16개 노조가 연쇄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전 사업장에서 파업유도 발언에 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중식집회를 열 계획이다.

11일부터 전국 노조대표자들이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가는 등 투쟁분위기를
북돋운뒤 20일께부터 대우자동차 대우전자 한국전자 등 10여개 노조가
연쇄파업에 돌입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금속연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진정한 민주주의를 바라는 모든 세력과 함께
정권반대 운동도 불사하겠다"며 강경입장을 천명했다.

민주노총은 오는 6월말 또는 7월초 임단협 협상이 부진한 사업장을 중심으로
제3차 총파업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 전망 =지난번 지하철파업때와는 달리 정부도 이번엔 강격대응이 어려운
처지다.

사태의 발단이 정부 내부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파업 유도" 발언은 사실이 아니라는 점만 강조하고 있다.

중산층 육성이나 서민생활 안정대책 등 간접적인 경로로 불만을 잠재운다는
정도다.

정부의 대응이 마땅치 않아 이번엔 파업사태가 상당히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더군다나 주요 사업장별로 임금및 단체협약 협상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총파업 사태가 발생하면 심각한 부작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경제계에선 앞으로 총파업이 발생할 경우 국가신인도 추락, 외국인의
투자기피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걱정하고 있다.

< 최승욱 기자 swchoi@ >

[ 노동계 파업및 투쟁일정 ]

<> 한국노총

<>6월9일 : 진념 기획예산처 장관을 서울지검에 고발
<>10일 : 긴급 회원조합 대표자 회의
<>11일 : 긴급 임시대의원 대회 - 총파업투쟁 결의
<>12일 : 99년 임단투 승리및 6대 정책요구 관철을 위한 노동자 결의대회
(부산)
<>13일 : 봉급자 보험료 과잉부담 저지 노동자/시민대회(서울)
<>14일 : 회원조합 대표자 회의
<>15일 : 전국 동시 쟁의행위 신고
<>16일 : 시한부 파업(하루)
<>26일 : 무기한 전면파업 돌입

<> 민주노총

<>6월9일 : 한국중공업 등 10개노조 1만7천여명 파업지속
<>10일 : 쌍용중공업 갑을전자 등 6개노조 3천여명 파업가세
<>12일 : 오후2시 서울역 집회
<>10~19일 : 발언파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중식집회
(각 사업장) - 전국 10개지역에서 검찰청 항의 방문
<>20일 : 대우자동차 대우전자 한국전자 등 10개노조 추가 파업
<>11일~ : 전국 단위노조 대표자의 무기한 단식농성 투쟁
<>6월말 또는 7월초 총파업 예정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