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피자헛 켄터키프라이드치킨(KFC) 하겐다즈 등 유명 패스트푸드업체
의 제품에서 "환경호르몬"이 어린이에게 위해를 줄 정도로 과다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은 2일 세계보건기구가 공인한
다이옥신전문측정기관인 미드웨스트연구소에서 이들 업체의 제품 샘플을
분석한 내용을 입수, 공개했다.

이 연구소는 뉴욕주립대학 임상캠퍼스의 아놀드 쉑터박사로부터 지난 95년
미국에서 팔리는 이들 제품의 샘플 분석을 의뢰 받아 환경호르몬 함량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맥도날드의 빅맥햄버거(1백84g)에서 다이옥신류 1.27pg
(1피코그램은 1조분의 1 그램)이 검출된 것을 비롯, 피자헛의 퍼스널
팬피자 수프림(3백40g)에서 1.28pg, KFC의 치킨(3백26g)에서 1.29pg 등이
각각 나왔다.

미국 환경보호청이 정한 다이옥신류의 하루 섭취허용량은 체중 1kg당 0.07pg
으로 체중 20kg인 아동의 경우 1.40pg이 허용량이다.

따라서 빅맥햄버거 하나만 먹어도 하루 허용량의 90%를 섭취하게 되는
셈이다.

또 하겐다즈를 비롯한 이들 4개 패스트푸드에서는 국내사용이 금지된
살충제인 DDE(DDT의 대사산물)도 1백80~3천1백70pg/g이 검출됐다.

특히 KFC제품에는 사용이 전면 금지된 변압기 절연유인 PCB(폴리염화비페닐)
가 최고 1천1백70pg/g 이나 함유된 것으로 조사됐다.

소시모의 문은숙 조사부장은 "하루에 이들 패스트푸드 한개만 먹어도
독성이 있는 다이옥신류을 상당량 섭취하게 된다"며 "수입되는 외국산고기나
유제품의 다이옥신류 등에 대한 철저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동국대 식품공학과 노완섭교수은 "가공식품의 경우 천연식품에 비해 포장및
용기, 제조공정상 들어가는 첨가물, 재료의 농축으로 환경호르몬 농도가
높아질수 있다"고 말했다.

폴리염화디벤조피다이옥신 폴리염화디벤조푸란 등의 다이옥신류는 세계야생
보호기금이 지정한 환경호르몬 물질로 주로 소각장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데
우리나라에는 하루 섭취허용량 등 초보적인 규제대책도 마련돼있지 않다.

식약청은 올해부터 1단계로 국내서 유통되는 분유및 유제품을 대상으로
환경호르몬에 함유실태및 기준치설정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이에 대해 한국 맥도날드측은 "햄버거 원료의 70%가 국산이고 30%를 차지
하는 육류는 청정토양의 호주 뉴질랜드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 정종호 기자 rumb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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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설명 ]

<> ''환경호르몬''

진짜 호르몬처럼 행세하는 유사 호르몬으로 몸안에 들어가 세포물질과
결합해 비정상적인 생리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계에서는 "내분비계 교란물질"(Endocrine disruptor)라고 부른다.

환경호르몬은 특히 남성의 정자수를 줄어들게 하고 성장억제 생리중단 등
생식이상, 면역능력저하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지난 96년 3월 미국에서 "잃어버린 미래"라는 책이 출판되면서 세계적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다.

세계야생보호기금(WWF)은 다이옥신 비스페놀-A 디부틸프탈레이트(DBP) 등
67종을 환경호르몬 의심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