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로 부딪친 것같으면 일단 교통사고를 위장한 보험사기범이 아닌가
의심하라"

서울지검 형사5부(김용진 부장검사)가 17일 적발한 보험사기범 66명은
고의로 차량을 들이받고 상해를 입은 것처럼 가장해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갖은 수법을 동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중에는 진단서를 끊어주는 정형외과 원장등도 포함돼있다.

<>사고대상물색 = 주요 타깃은 노상주차장에서 나오는 차량이었다.

사기범들은 주차장 주변을 두서너번씩 빙빙돌면서 "사고대상"을 물색한다.

일단 먹잇감을 고르면 이들 사기범은 주차장에서 후진해 도로변으로 빠져나
오는 차량에 접근, 사고를 조작한다.

이들은 추돌 정도가 심하면 "뒷목부위가 뻣뻣하다" "경추부 통증이 온다"는
식으로 고통을 호소한 뒤 미리 짜놓은 병원에 입원해 가짜 진단서까지 끊어와
보험금을 타냈다.

<>주요범행처 = 이들은 범행장소로 서울 강서구 화곡동 화곡전화국앞 노상
주차장을 주로 이용했다.

이곳은 차량이 어지럽게 배열돼있는 곳으로 사고를 조작하기에 용이했다.

이들은 또 대형 주차장이나 "복개천"주차장을 이용해 각별한 주의가 요망
된다.

고가도로 진입도로도 조심할 필요가 있는 곳.

사기범들은 고가도로로 연결되는 병목 주변에 장시간 대기하고 있다가 고급
승용차가 접근해오면 갑자기 튀어들어와 추돌사고를 낸 뒤 2~3명씩 뛰쳐나와
큰소리로 "책임지라"고 윽박질러대면 꼼짝없이 당하기 일쑤다.

골목길에서 대로로 진입하기 위해 우회전할 경우에도 수상한 차량이 급출발
하지 않는지 살필 필요가 있다.

<>범행유형 = 구속기소된 옥인술씨는 공범 3명과 짜고 지난해 8월 서울
강서구 화곡전화국앞 도로에서 주차하기 위해 후진중이던 고모씨의 승용차를
고의로 들이받았다.

옥씨등은 4명의 보상금 명목으로 고씨가 가입한 S보험으로부터 4백97만원을
받아내는 등 4차례에 걸쳐 2천3백여만원을 챙겼다.

조사결과 이들 보험 사기범은 단독 또는 3~4명씩 짜고 범행을 저지르면서
보험사로부터 최소 2백30만원에서 최고 2천3백만원까지 모두 1억7천여만원
을 받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불구속기소된 정형외과 원장 이모씨와 병원 사무장 임모씨는 지난해 10월
교통사고를 위장, 보험금을 타내려는 속칭 "나이롱"환자 4명을 입원시킨 뒤
가짜 진단서를 끊어주고 치료비 명목으로 1백50여만원을 챙긴 혐의다.

< 이심기 기자 sg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