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는 갔어도 인종의 벽을 허문 사랑의 정신은 우리 곁에 남아 있어요"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서 거행된 한인 여성 홍정복(52)씨의 장례식이
LA 주민들을 울렸다.

홍씨는 지난 3일 자신이 운영하던 밴네스 마켓 앞에서 무장강도에게 살해돼
이날 지역사회장으로 장례식이 치러졌다.

장례식에서는 홍씨 가게의 단골손님이던 LA카운티 운수국 소속 버스 운전사
6명이 정복을 입고 운구했다.

이를 지켜보던 유가족과 3백여명의 흑인 및 히스패닉 조문객들이 울며
기도했다.

주차장을 찾지 못한 주민들은 홍씨의 가게에 헌화했다.

가게에는 "마마, 우리가 살인자를 찾아 대가를 치르게 할께요"라는
갱단원들의 쪽지도 보였다.

홍씨는 기저귀와 우유를 살 돈이 없는 흑인 어머니들에게 필요한 물건들을
싸준 푸근한 중년여인.

또 맥주 깡통 몇 개를 훔쳐 급히 달아나는 청년의 뒤에서 "넘어질라" 걱정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홍씨 가게는 LA폭동 당시 흑인주민들이 번갈아 가며 지켜준 덕에 조금도
피해를 입지 않았었다.

LA타임스와 뉴욕타임스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12일 홍씨의 장례식 관련
기사를 크게 싣고 홍씨의 죽음을 계기로 조성된 한인과 흑인과의 화합의
가능성을 전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