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검 차장 및 검사회의"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
격론이 벌어졌다.

이날 회의는 전날 소장검사들이 연판장을 돌리며 검찰수뇌부의 퇴진을
집단적으로 요구한 직후에 열려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날 회의는 당초 3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검사들의 집단행동으로 하루
앞당겨졌다.

전국 차장검사 21명과 서울지검 평검사 10명등 모두 1백여명은 이날 회의
에서 수뇌부 퇴진과 검찰의 중립성 문제를 놓고 난상토론을 벌였다.

평검사들은 검사들에게 사표를 강요한 검찰수뇌부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간부들도 이에 지지하는 입장을 밝힌 반면 일부는 조직을 살리는 것이
우선이라며 수뇌부의 방침에 따를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과 부산지검을 중심으로 한 검찰수뇌부 퇴진 요구가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수뇌부의 거취 표명이 주목되고 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이원성 대검차장은 이와관련, "수뇌부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자리에서 나온 일선 검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소장검사들은 회의에서 "여론재판 마녀사냥식으로 몰아붙여 사표를
강요하면서 수뇌부가 어떻게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을 수 있느냐"며
수뇌부의 퇴진을 거듭 요구했다.

이들은 또 "검찰은 정치적 사건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처리함으로써 국민의
불신을 받아왔다"고 지적하고 "정치 검사라는 오명을 불식시키기 위한 정치적
중립방안을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간부들은 "대전 법조비리 사건 수사결과는 우리의 치부를 드러낸 것"이라고
반성하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환골탈태해야할 때"라고 역설했다.

이들은 또 "지금은 검찰조직이 분열되어서는 안된다"며 일부 검사들의 항명
및 서명파동을 비난한뒤 "수뇌부를 중심으로 흔들림없이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것이 시급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 김문권 기자 mk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3일자 ).